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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성삼고(錦城三稿)
- 소포유고
- 칠언고시(七言古詩)
- 감회를 우연히 읊다(感懷偶吟)
금성삼고(錦城三稿) / 소포유고 / 칠언고시(七言古詩)
감회를 우연히 읊다
검각주 85)이 평지 되고 劍閣平地
평지가 검각 되며 平地劍閣
곤옥주 86)이 연석주 87) 되고 崑玉燕石
연석이 곤옥 되네 燕石崑玉
맑은 바다에 가을바람이 일어나고 淸海起秋風
미친 파도가 은빛 물결주 88)을 몰아치네 狂濤駕銀屋
이백이 고래를 탄 듯주 89) 李白忽騎鯨
원통한 기운 푸른 하늘에 드리우네 寃氛薄蒼霄
이락주 90)과 곡구주 91)에 살았던 늙은이여 居伊洛谷口翁
길이 생각하여도 밤처럼 아득히 멀구나 長相思夜迢迢
아득히 멀어 볼 수 없는데 迢迢不可見
귀밑머리 세어 절로 쓸쓸하네 鬂雪自蕭蕭
차라리 잠들어 깨고 싶지 않거늘주 92) 尙寐欲無訛
걱정하다가 날이 새어버렸네 耿耿逮明發
사람들 모두 나에게 취하길 권하지만 人皆勸我醉
푸른 산 석양에 취하지 않았네 未醉靑山夕
즐겁지 않다 하여 어찌 길이 근심하리오 不樂何爲長鬱悒
흰 갈매기와 누런 학은 본래 무심하다네 白鷗黃鶴本無心
외로운 산 정자 위 밝은 달이 남았으니 孤山亭上餘明月
오솔길 가득한 한매 찾는 것이 어떠하리 一逕寒梅盍往尋
- 주석 85)검각
- 낙양에서 촉(蜀)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는 관문으로, 천 리가 잔도(棧道)로 이어지는 지극히 험한 길로 알려져 있다. 이백의 〈촉도난(蜀道難)〉에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 주석 86)곤옥
- 곤륜산(崑崙山)에서 나오는 아주 좋은 옥을 가리킨다.
- 주석 87)연석
- 연산(燕山)에서 생산되는 영석(嬰石)으로 옥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옥이 아닌 돌이다. 송(宋)나라의 어리석은 자가 이 돌을 얻고는 큰 보물이라 여겨 애지중지하다가 웃음거리가 된 고사가 있는데, 이후 어리석은 자 혹은 허식(虛飾)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자를 비유하는 말로도 쓰인다. 《太平御覽 卷51 地部16》
- 주석 88)은빛 물결
- 원문의 '은옥(銀屋)'은 높은 파도를 형용한 말이다. 이백(李白)의 〈사마장군가(司馬將軍歌)〉에 "강중의 하얀 파도는 은빛 지붕 같은데, 몸은 하괴에 임하여 장막 안에 앉았도다.〔江中白浪如銀屋 身居玉帳臨河魁〕"라고 하였다. 《李太白集 卷3》
- 주석 89)이백이 고래를 탄 듯
- 두보(杜甫)의 "고래를 타고 가는 이백〔李白騎鯨魚〕"이라는 시구가 있다. 《唐才子傳 李白》 당(唐)나라 마존(馬存)의 〈연사정(燕思亭)〉이란 시에 "이백이 고래 타고 하늘로 날아 올라가니, 강남 땅 풍월이 한가한 지 여러 해라.〔李白騎鯨飛上天 江南風月閑多年〕"라는 구절이 있다.
- 주석 90)이락
- 이수(伊水)와 낙수(洛水)를 지칭하는데, 명도(明道) 정호(程顥)와 이천(伊川) 정이(程頤)가 이 부근에 살았다. 정호(程顥)와 정이(程頤)가 강학하던 이천(伊川)과 낙양(洛陽)을 가리킨다.
- 주석 91)곡구
- 한대(漢代)의 은사(隱士) 정박(鄭樸)이 은거하던 곳이다. 정박의 자는 자진(子眞)인데, 그는 처음부터 조정의 부름을 사절하고 곡구에 은거하여 일생을 마쳤다. 《漢書 卷72 王吉傳》
- 주석 92)차라리 …… 않거늘
- 《시경》 〈왕풍(王風) 토원(兎爰)〉에 "온갖 근심 모여드니, 차라리 잠이 들어 깨어나지 말았으면.〔逢此百罹, 尙寐無吪.〕"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感懷偶吟
劍閣平地, 平地劍閣.
崑玉燕石, 燕石崑玉.
淸海起秋風, 狂濤駕銀屋.
李白忽騎鯨, 寃氛薄蒼霄.
居伊洛谷口翁, 長相思夜迢迢.
迢迢不可見, 鬂雪自蕭蕭.
尙寐欲無訛, 耿耿逮明發.
人皆勸我醉, 未醉靑山夕.
不樂何爲長鬱悒, 白鷗黃鶴本無心.
孤山亭上餘明月, 一逕寒梅盍往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