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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독 중신 정상의 시에 차운하다 2수(次鄭提督仲愼詳韻 二首)

금성삼고(錦城三稿) / 소포유고 / 칠언절구(七言絶句)

자료ID HIKS_OB_F9008-01-240502.0002.0002.TXT.0002
제독 중신 정상주 14)의 시에 차운하다 2수
인간세계 고뇌에서 달아난 것이 기뻐라 自喜人間苦惱逃
가을바람에 붉게 물든 단풍이 봄날 복사꽃보다 낫네 秋風紅染勝春桃
대나무 평상에서 다행히 아름다운 시구주 15)를 얻으니 竹床幸得瓊瑤句
저물도록 읊조려도 피곤한 줄 모르겠네 底暮吟來不覺勞

주룡해주 16) 굽이에서 십 년 은일하며 住龍海曲十年逃
머리에 윤건주 17) 쓰고 손수 복숭아를 심었네 頭戴綸巾手種桃
아득히 바라보니 흰 구름으로 갈 길 잃었지만 遙望白雲迷去路
선경을 찾고자 수고로움 꺼리지 않네 欲尋仙境不憚勞
주석 14)정상
1533~1609. 본관은 나주(羅州), 자는 중신(仲愼), 호는 창조(滄洲)이다. 설재(雪齋) 정가신(鄭可臣)의 후손이다. 1574년 갑술(甲戌) 별시(別試)에 갑과(甲科) 장원으로 급제하였다. 임진왜란 때 정운(鄭運) 송희립(宋希立) 등과 함께 이순신의 휘하에서 싸웠으나 한산도대첩 때 병으로 인하여 집으로 돌아갔다. 이후 이순신의 군진에 아들 정여린(鄭如麟)과 종손 정란(鄭瀾)을 시켜 쌀을 보냈다. 문집은 《창주선생일고(滄洲先生逸稿)》가 있다.
주석 15)아름다운 시구
원문의 '경요(瓊瑤)'는 아름다운 시를 가리킨다. 《시경》 〈목과(木瓜)〉에 "내게 복숭아 던져 주길래 아름다운 구슬로 보답했네. 갚으려는 게 아니라 길이 좋게 지내고 싶어서지.〔投我以木桃, 報之以瓊瑤. 匪報也, 永以爲好也.〕"라고 하였다.
주석 16)주룡해
전남 무안군 일로읍에 주룡(住龍) 마을이 있는데 그곳에 흐르는 물가로 영산강의 줄기이다. 나덕명은 노년에 주룡 마을에 입향하고 주룡적벽(住龍赤壁) 위에 적벽정(赤壁亭)을 지었다.
주석 17)윤건
푸른 실로 엮은 두건을 말하는데, 제갈량이 평소 애용하던 두건이라 하여 제갈건(諸葛巾)이라고도 한다.
次鄭提督仲愼詳韻 二首
自喜人間苦惱逃, 秋風紅染勝春桃.
竹床幸得瓊瑤句, 底暮吟來不覺勞.

住龍海曲十年逃, 頭戴綸巾手種桃.
遙望白雲迷去路, 欲尋仙境不憚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