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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행록(西行錄) / 향산일기 / 11월(十一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0.0017.0002.TXT.0005
5일
닭이 울자 출발하여 오정문(五井門)에서 송경(松京)까지 25리를 가서 아침밥을 먹고 말에게 꼴을 먹였다. 시종 혼(混)춘백(春白)송경(松京)에서 처리할 일이 있어 한참 지체되었는데, 일이 제때에 처리되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나만 먼저 출발하였다. 청파(靑坡)까지 3리쯤 못 가서, 우연히 흥양(興陽) 사람 신막금(申莫金)을 만났다. 천 리 밖 길에서 고향(故鄕) 사람을 만났으니, 그 기쁘고 다행스러움을 이루 다 말할 수가 있겠는가.
날이 저문 까닭에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하고 즉시 동파여점(東坡旅店)으로 향하였다. 해가 다 넘어가서 더 길을 갈 수 없을 듯했는데, 임진강(臨津江)이 반쯤 얼어붙어 무사히 건너기가 몹시 어렵기 때문에 특별히 얼음을 깨서 운항하는 배가 있다고 하므로 급히 서둘러 나룻가에 달려가니 해가 뉘엿뉘엿 어두워지고 있었다. 즉시 강을 건너 임진점(臨津店)에 머물렀다. 이날 95리를 갔다.
初五日
鷄鳴發行, 自五井門入至松京二十五里, 朝飯秣馬。 盖以傔及春白, 有松京處置事, 移時遲滯, 而事不趁時區處, 故不得已, 余獨先發。 至靑坡未及三里許, 忽逢興陽申莫金。 千里之外路, 逢故鄕人, 其喜幸勝言? 以日暮之故, 不得久話, 卽向東坡旅店, 則日力似不可前進, 而聞臨津半氷, 利涉極難矣。 特以敲氷行船云, 故急急馳至津頭, 日將黃昏矣。 卽爲渡江, 留臨津店。 是日行九十五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