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역/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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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행록(西行錄)
  • 1831년(신묘)
  • 10월(十月)
  • 3일(初三日)

서행록(西行錄) / 1831년(신묘) / 10월(十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0.0014.0001.TXT.0003
3일
○비가 개었다. 아침을 먹으니 해가 높이 떴다. 일행이 끝내 오지 않아 몹시 괴로웠다. 또 시 1수를 다음과 같이 읊었다.

일행을 애타게 기다려도 끝내 오지 않고(苦待同行終不來)
언제쯤 이 노정을 함께 떠날지 모르겠네(未知何日此笻偕)
나는 그대와 단란했던 만남을 떠올리는데(吾想君所團欒會)
그대는 나의 적막한 마음을 저버리는구나(君却吾邊寂寞懷)
밤새도록 울며 냇물은 쉬지 않고 흘러가고(達夜鳴川流不息)
하늘 가득 안개처럼 낀 수심 걷히지 않네(滿天愁霧結無開)
출발하려고 했는데 장차 비가 내릴 것 같아(欲爲前進天將雨)
우선 머물러 지켜보며 이따금 머리를 드네(姑留望眼有時擡)

아주 늦게서야 일행이 모두 왔길래 그길로 출발하였다. 나는 기동(基洞)의 이 좌수(李座首) 집에 들러 그 아들 좌수 효근(孝根)의 상에 조문하였다. 그대로 요기를 하고 나와 정문등 주막에서 일행과 출발하였다. 중도에 비를 만나 옷이 몽땅 젖었다. 간신히 무동정(舞童亭)에 이르러 유숙하였다. 밤새 비가 내렸다.
初三日
○雨霽。 仍朝飯, 日上三竿。 同行終不來, 苦哉苦哉。 又吟一首: "苦待同行終不來, 未知何日此笻偕。 吾想君所團欒會, 君却吾邊寂寞懷。 達夜鳴川流不息, 滿天愁霧結無開。 欲爲前進天將雨, 姑留望眼有時擡。 " 最晩同行偕來, 仍爲登程。 余則入基洞座首家, 慰其子座首孝根之喪。 仍爲療飢出來旌門登酒幕, 與同行發程。 中路逢雨, 衣服盡濕。 艱到舞童亭留。 達夜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