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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행록(西行錄)
  • 1828년(무자)
  • 4월(戊子)
  • 18일(十八日)

서행록(西行錄) / 1828년(무자) / 4월(戊子)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0.0013.0001.TXT.0016
18일
○일찍 출발하여 금강(錦江)을 건너며 절구 한 수를 읊었다. 시는 다음과 같다.

맑은 모래 푸른 물 돌아가는 나루를 묻노니(沙明水碧問津歸)
한 줄기 아침 안개 양편 언덕에 떠다니네(一帶朝霞兩岸飛)
눈 가득 멋진 경치 거두어 비단 주머니에 담나니(滿目風烟收錦囊)
이러한 광경을 아는 사람 드물도다(箇中光景識人稀)

율지(聿之)가 다음과 같이 차운하였다.

북쪽을 향해 가는 길 금강에 들어서서(路入錦江向北歸)
달빛 아래 지팡이 멈추고 떠가는 구름보네(停笻步月看雲飛)
천 리 먼 길을 걷고 또 걸어가니(行行大道一千里)
처음 본 사람 많고 알던 사람 드물구나(生面人多舊面稀)

사원(士元)이 다음과 같이 차운하였다.

오늘도 낙성에 돌아가지 못하였는데(當日洛城未得歸)
푸른 하늘에 구름 속 학이 날아가려 하네(欲將靑天雲鶴飛)
금강이 가까우니 고향산천 점차 멀어지고(家山漸遠錦水近)
여기에 이르니 아는 얼굴 드물도다(到此面面識者稀)

여옥(汝玉)이 다음과 같이 차운하였다.

금강은 건네주는 사람 몇 번이나 북쪽으로 갔던가(錦水濟人幾北歸)
공산성의 성가퀴주 7)는 남쪽으로 날아(公山堞雉却南飛)
길손은 고향집에 소식을 전하려 하나(旅窓欲寄家鄕字)
나는 기러기 드물어 소식이 아득하네(消息蒼茫雁到稀)

자봉(子鳳)이 다음과 같이 차운하였다.

늙은이 지팡이 짚고 갔다 돌아오는 길(扶老携笻第往歸)
중천에 까마귀가 나는 것 매번 두렵네(中天每畏日烏飛)
다시 술잔을 가져다 서로 주고받으니(更將盃酒聊相勸)
서쪽 장안으로 들어가면 옛 친구 없으리라(西入長安故舊稀)

일신점(日新店)에 이르러 아침을 먹고, 광정(廣亭)에서 점심을 먹었다. 길보(吉甫)를 만나 잠시 이야기를 나눈 뒤에 출발하였는데, 차령에 오르니 회화나무 그늘 아래에서 노래와 퉁소 소리가 들려왔다. 잠시 그늘 아래에서 쉬다가 절구 한 수를 읊었다.

험준한 고개 간신히 넘어오니(艱上嶺之險)
맑은 그늘에 또 맑은 돌 샘물 있네(淸陰又石泉)
노래와 퉁소소리 둘 다 있으니(歌簫兼有二)
음악 소리에 취해 험난했던 앞길 잊었네(耽聽却忘前)

고개를 내려와 서정점(西亭店)에 이르러 묵었다. 80리를 갔다.
주석 7)성가퀴
원문의 '치첩(堞雉)"은 성 위에 낮게 쌓은 성가퀴를 말한다.
十八日
○早發越錦江, 吟一絶曰: "沙明水碧問津歸, 一帶朝霞兩岸飛。 滿目風烟收錦囊, 箇中光景識人稀。" 聿之次曰: "路入錦江向北歸, 停笻步月看雲飛。 行行大道一千里, 生面人多舊面稀。" 士元次曰: "當日洛城未得歸, 欲將靑天雲鶴飛。 家山漸遠錦水近, 到此面面識者稀。" 汝玉次曰: "錦水濟人幾北歸, 公山堞雉却南飛。 旅窓欲寄家鄕字, 消息蒼茫雁到稀。" 子鳳次曰: "扶老携笻第往歸, 中天每畏日烏飛。 更將盃酒聊相勸, 西入長安故舊稀。" 抵日新店朝飯, 抵廣亭中火。 逢吉甫暫話而發, 上車嶺則槐陰下有歌簫。 暫憩陰下, 吟一絶曰: "艱上嶺之險, 淸陰又石泉。 歌簫兼有二, 耽聽却忘前。" 下嶺抵西亭店留宿。 行八十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