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역/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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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행록(西行錄)
  • 1823년(계미)
  • 3월(三月)
  • 29일(二十九日)

서행록(西行錄) / 1823년(계미) / 3월(三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0.0011.0001.TXT.0008
29일
임실(任實) 종인(宗人)이 끝내 오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찍 출발하여 은진(恩津)기촌(機村) 주막에 이르러 아침을 먹었다. 연산읍(連山邑) 상개태(上開泰) 주막에 이르러 말에게 꼴을 먹이고 점심을 먹었다. 주막 문밖을 나서자마자 마침 한 소년을 만났는데, 살고 있는 곳을 물었더니 회덕(懷德) 죽림(竹林)에 사는 익환(益煥) 송치응(宋致應)이라고 하였다. 이에 이야기를 나누며 개태령(開泰嶺) 윗주막을 넘어 대추와 떡을 사서 먹고, 두거리(豆巨里) 저잣거리에 이르러 약주(藥酒)를 사서 마셨다. 석사(碩士)는 일이 있어 시장 인근에서 조금 뒤처지고 나 홀로 가다가 저녁에 공주(公州) 유성(油城) 시장 근처 주막에 이르러 묵었다. 100리를 갔다. 밤에 절구 한 수를 읊었다.

유성의 객점에 홀로 머물러 있자니(獨宿油城店)
마음을 끝내 진정시킬 수가 없구나(心懷竟未收)
어찌하여 밤 깊도록 비는 내리는지(如何深夜雨)
객지살이 나의 근심 더해만 가네(添我客中愁)

밤새 비가 내려 흐릿하였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비가 그치지 않았다.주 6)
주석 6)밤새……않았다
내용상 29일의 기록이 아니라 다음날 아침의 기록으로 보인다.
二十九日
任實宗人, 終不來到, 故不得已早發, 至恩津 機村酒幕朝飯。 抵連山邑上開泰酒幕, 秣馬中火。 纔出幕們外, 適逢一少年, 問其所居, 則懷德 竹林益煥 致應也。 仍爲談話, 越開泰嶺上酒幕, 賣棗餠相喫, 抵豆巨里市邊, 賣藥酒相飮。 碩士有事市邊落後, 余則獨行, 暮抵公州 油城市邊酒幕留宿。 行百里。 夜吟一絶曰: "獨宿油城店, 心懷竟未收。 如何深夜雨, 添我客中愁。" 夜雨晦晦, 朝起視之, 雨不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