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역/표점
  • 국역/표점
  • 국역
  • 서행록(西行錄)
  • 1821년(신사)
  • 12월(十二月)
  • 11일(十一日)

서행록(西行錄) / 1821년(신사) / 12월(十二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0.0010.0007.TXT.0011
11일
아침을 먹고 새벽에 출발하였다. 은진(恩津) 삼거리(三巨里) 주막에 이르러 시내를 건널 때에 대석(臺石)이 얼어 있어 있는 바람에 발이 미끄러져 물에 빠졌는데, 물이 무릎 위까지 차올라 옷이 모두 젖어버렸다. 겨우 냇가로 나왔으나 땅도 얼어 있었다. 이런 혹한에 해도 뜨기 전에 이런 변고를 만났으니, 어찌하여 이번 길에 나와 노복으로 하여금 왕래함에 이처럼 낭패의 지경에 이르게 한단 말인가. 간신히 1리를 갔는데, 젖은 옷이 굳어가고 발이 너무 시려서 걸을 수 없기에 버선을 벗으려고 하니 손가락이 굳어 벗을 수가 없었다. 노복을 시켜 간신히 벗고 얼어버린 버선을 새 버선으로 바꾸어 신었으니, 행로의 어려운 실상을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시암(杮岩) 주점에 이르러 잠시 쉬었다가 요기를 하고 전주 삼례(參禮)에 이르러 묵었다. 90리를 갔다.
十一日
仍朝飯曉發, 抵恩津三巨里酒幕後。 越川之際, 臺石凍滑, 失足立水, 水過膝上, 衣下盡濕。 才出川邊, 卽地旋凍, 當此極寒, 朝前逢此變, 如何此行使我奴主往來, 致敗至於此境耶?艱行一里, 濕衣堅動, 脚足甚寒, 不能行步, 故欲脫襪子, 則指直不得脫。 使奴者艱脫, 凍襪換着新襪, 則行路之艱狀, 不可言。 抵杮岩酒店, 暫憩療飢, 抵全州 參禮留宿。 行九十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