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역/표점
  • 국역/표점
  • 국역
  • 서행록(西行錄)
  • 1797년(정사)
  • 2월(二月)
  • 18일(十八日)

서행록(西行錄) / 1797년(정사) / 2월(二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0.0005.0002.TXT.0018
18일
이른 아침에 길을 떠나 우연히 나주(羅州) 사람을 만났다. 그는 금호(錦湖)의 방손(傍孫)이라고 하였으므로 잠시 그와 집안 소식과 안부를 물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말에 올라 길을 나섰는데, 빗방울이 이따금 떨어지고 하늘이 어두컴컴해지면서 반드시 비 올 징조가 있으니 걱정스러웠다. 채찍을 재촉하여 삼례(參禮)에 이르렀다. 찰방(察訪)인 김척(金戚)을 만나 보고자 하니, 병이 나서 약을 복용하였다는 문리(門吏, 문지기)의 말에 김척이 만나고 싶어하지 않나 보다고 생각하였다. 요기하고 조촌(助村)의 앞들에 이르니 비가 크게 내려 옷이 모두 젖었다. 간천(艮川)에 이르자 비가 바로 개었다.
부내(府內)에 이르러 말에서 내려 서문 밖 여점(旅店)에 앉았다. 천노(千奴)에게 주인집에 가서 흥양(興陽)의 지자(持者)주 21)군휘(君徽)가 올라왔는지의 여부를 물어보게 하였다. 잠시 있다가 천노가 군휘를 데리고 왔으므로 함께 말을 타고 남문 밖 여점(旅店)에 이르러 안장을 풀고 여막에 들어가 유숙할 작정이었다. 즉시 첨지(僉知) 김지행(金持行)의 집에 가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곧바로 여점(旅店)으로 돌아와 묵었다. 이날 50리를 갔다.
밤에 흥양(興陽)의 소식을 상세히 물어보니, 연회를 베풀 비용이 터무니없다고 하였다. 비록 염려스럽다 하더라도 이랑(吏郞)이 이미 출발하였을 것이니 장차 어찌 하겠는가.
주석 21)지자(持者)
지방 관아들 사이에서 공문이나 물건 따위를 지고 다니는 사람이다. 지자군(持字軍)이라고도 한다. 《韓國漢字語辭典》
十八日
早朝發行, 偶逢羅州人, 云是錦湖傍孫, 故暫與敍族談話。 上馬登程, 則點雨時下, 天氣昏黑, 必有雨徵, 可悶。 促鞭至參禮, 欲見察訪 戚, 則所謂門吏云有病服藥意者, 戚之不欲見故也。 療飢至助村前野, 雨勢大作, 衣服盡濕。 至艮川, 則雨卽晴矣。 至府內下馬, 坐西門外旅店。 使奴往主人家, 問興陽 持者及君徽上來與否矣。 須臾奴引君徽而來, 故同與上馬, 至南門外旅店, 鞍入幕爲留宿計。 卽往僉知 持行家, 暫與相話, 卽還旅店留宿。 是日行五十里。 夜間詳問興陽消息, 則設宴之資孟浪云, 雖爲憂慮, 然吏郞想已發行, 將奈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