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역/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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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행록(西行錄)
  • 1797년(정사)
  • 1월(正月)
  • 18일(十八日)

서행록(西行錄) / 1797년(정사) / 1월(正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0.0005.0001.TXT.0018
18일
경유(景猷)가 와서 보았다. 종일토록 편안히 잠을 잤다. 낮에 꿈속에 노가 갑자기 나타났으니 그 기쁜 마음을 말로 다 할 수 없었는데, 한참 뒤에 잠에서 깨어나 둘러보니 아무도 없었다. 상원주동(注洞)에 가서 돈 62냥을 납부하고 왔다. 주동(注洞)에서 온 편지에 연시지(延諡紙)를 물리었다는 기별이 있었다. 이렇게 시급한 때에 이 일을 장차 어찌해야 좋겠는가. 나의 병이 이와 같아서 궐문 밖에 출입하지도 못하고 오로지 주동(注洞) 사람을 시켜 대신 수고로이 마련하게 하였다. 그런데 그곳에서 노고를 아끼지 않고 여러 방면으로 힘을 다하였으니, 매우 감사하고 다행한 일이다.
약간의 근력(筋力)이 며칠 설사를 하느라 모두 소진되어 말이 소리를 이루지 못하고 소리가 목에서 나오지 않아 숨이 곧 넘어갈 지경이라 아침에 저녁 일을 보장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저녁 무렵에 주부(金主簿)가 찾아와서 보고는 설사로 계고를 이미 중지했으니 오래지 않아 저절로 낫겠지만 남은 열이 여전히 오락가락하니, 인동차(忍冬茶)를 쓰면 좋을 듯하다고 하였다. 저녁 무렵 백건(伯健)이 와서 보고 갔다.
十八日
景猷來見。 終日安枕。 午夢奴忽來現, 喜不可言, 移時睡覺, 回顧無有。 尙元注洞, 納錢六十二兩而來。 注洞之書, 有延諡紙退托之奇, 當此急時, 此將奈何? 吾病如此, 不得出入門外, 專使注洞之人, 代勞措備矣。 其處不殫勞苦, 多方宣力, 極爲感幸。 若干筋力, 都消於數日泄瀉, 言不成聲, 聲不出喉, 氣息奄奄, 若不保朝夕矣。 夕間主簿來見, 泄瀉鷄膏旣止, 不久自差, 餘熱尙有往來, 又用忍冬茶則好矣云。 夕間伯健來見而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