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역/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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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행록(西行錄)
  • 1796년(병진)
  • 12월(十二月)
  • 2일(初二日)

서행록(西行錄) / 1796년(병진) / 12월(十二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0.0004.0002.TXT.0002
2일
추웠다. 닭이 울자 길을 나서 진위(振威)에서 점심을 먹었다. 대개 길이 빙판이 아닌 곳이 없어서 말이 발을 잘 딛지 못하여 열 번 넘어지고 아홉 번 거꾸러지며 가까스로 주막에 이르렀으니, 그 추위와 고통을 이루 다 말할 수가 없다. 그저께 공주(公州) 길 위에서 오언 절구를 읊었다.

해가 떨어진 공산 길에(落日公山路)
밥 짓는 연기 눈 속에 피어오르네(炊烟傍雪起)
서로 돌아보며 왔던 길을 헤아려 보니(相顧計前程)
덕평까지 삼십 리 길이었네(德坪三十里)

유천점(柳川店)에 이르러 묵었다. 이날 90리를 갔다.
初二日
寒。 鷄鳴登程, 至振威中火, 盖路上無非氷坡, 馬不着足, 十顚九倒, 艱辛入幕, 其寒苦不可言。 再昨公州路上, 口吟五絶曰: "落日公山路, 炊烟傍雪起。 相顧計前程, 德坪三十里。" 至柳川店留宿。 是日行九十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