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역/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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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행록(西行錄)
  • 1796년(병진)
  • 11월(十一月)
  • 27일(二十七日)

서행록(西行錄) / 1796년(병진) / 11월(十一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0.0004.0001.TXT.0008
27일
아침에 눈이 내리고 늦게 갰다. 날이 밝기도 전에 눈이 내려서 입모(笠帽)주 3)를 쓰고 길에 오르니 차가운 눈발이 길을 막았다. 눈이 내리자마자 얼어붙어 말이 앞으로 갈 수가 없었다. 가까스로 노구암점(老狗巖店)에 도착하여 말에게 꼴을 먹이고 점심을 먹었다. 눈이 개고 햇살이 나오니 길이 질퍽거려 잠시도 걸을 수가 없었다. 해질 무렵에 부내(府內) 영주인 집에 도착하였다. 어른들은 모두 안 계시고 어린 주인만 있었는데, 하는 일이 매우 서투르니 탄식할 만하다. 올 때에 두치(斗峙)에서 우연히 정언후(鄭彦厚)를 만나 말로 소식을 전했다. 주인집에서 공사지자(公事持者)주 4)인 소동(小童)을 만나 집에 보낼 편지를 부쳤다.
주석 3)입모(笠帽)
갓 위에 덮어 쓰는 우구(雨具)로서, 유지(油紙)로 만들며 원추형(圓錐形)이고 정점(頂點)으로부터 아래로 방사형(放射形)으로 많은 주름이 있어 접으면 쥐는 부채와 비슷한 모양이 된다.
주석 4)공사지자(公事持者)
'지자(持者)'는 지방 관아들 사이에서 공문이나 물건 따위를 지고 다니는 사람이다. 지자군(持字軍)이라고도 한다. 《韓國漢字語辭典》
二十七日
朝雪晩晴。 未明雪作, 笠帽登程, 凍雪塞路。 雪下卽氷, 馬不能前。 艱到老狗巖店, 秣馬中火。 雪霽陽生, 行路泥濘, 不得暫時徒步。 薄暮到府內營主人家, 大主皆不在, 猶少主在, 事多生疏, 可歎。 來時斗峙偶逢鄭彦厚, 口傳消息。 到主人家, 逢公事持者小童付家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