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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렬공삼도통어영록(忠烈公三道統禦營錄)

자료ID HIKS_OB_F1047-01-220201.TXT.0095
장계(狀啓) 초본
095 경기관찰사 김남중(金南重)이 인조에게 보낸 사직 장계(狀啓) 초본
: 질병이 심한 데다가 대간(臺諫)의 탄핵까지 당했으므로 삭직(削職)해줄 것.

경기감사의 사직 장계 초본.
"신이 앓고 있는 얼굴이 붓는 증세, 마비 증세, 피부가 붉어지고 가려운 증세 등은 가을과 겨울에 들어서면서 매우 고질이 되었다는 것을 점차 느꼈습니다. 근래 영의정의 행차를 수행하는 일 때문에주 190) 4, 5일 왕복하고 난 뒤로는 증세 한 가지가 또 더해져서 얼굴이 술에 취한 것처럼 붉어지고 눈이 어지러워 사물을 살필 수가 없어서 상당량의 문서들을 처리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으나, 임기 만료의 시점이 다가오고 있어 감히 병세를 말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대간의 탄핵을 당하여 그 죄목이 무수히 많으니,주 191) 신이 참으로 황공하여 몸둘 곳이 없습니다. 일의 정황이 어떻게 된 것인지는 앞으로 함사(緘辭)를 통해 밝힐 것이므로 감히 지레 번거롭게 말씀드리지는 못하겠습니다만, 직명(職名)이 매우 막중하여 탄핵을 당한 사람이 맡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닙니다. 명색이 한 도(道)의 주인이 되어 무식하다는 탄핵을 당하였는데, 어찌 여러 고을을 제압하여 다시 호령할 수 있겠습니까! 병세가 앞에서 아뢴 것과 같을 뿐만 아니라 처지마저도 이와 같으니, 사리로 헤아려볼 때 결코 하루라도 이 직임을 그대로 맡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속히 신을 삭직(削職)하여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편안하게 해주소서."

상소에 대한 비답.
"'사직하지 말고 직무를 살피라.'라고 회답하라."주 192)

▶ 어휘 해설 ◀
❶ 함사(緘辭) : 추고(推考)를 담당하는 관사에서 추고를 당한 관원에게 심문 내용을 적어서 보내는 문서를 가리키며, 공함(公緘)이라고도 하였다. 추고를 당하는 관원이 보내는 문서는 함답(緘答)이라고 하였으나, 함사라는 말을 같이 쓰기도 하였다.
❷ 삭직(削職) : 과실을 저지른 관원의 직명(職名)을 삭제하는 것으로, 해당 관직의 직첩(職牒)을 회수하여 이전의 임명을 무효화하는 징계를 가리킨다. 삭직의 징계 수위는 파직(罷職)이나 강자(降資)보다는 높았고, 삭거사판(削去仕版)이나 삭탈관작(削奪官爵)보다는 낮았으며, 탈고신(奪告身) 중 1등의 고신(告身)을 빼앗는 징계와 유사하였다. 삭직의 징계를 받은 사람이 세초(歲抄) 대상에 포함되어 징계 수위를 낮추어주는 국왕의 처분을 받으면 직첩을 돌려받았다.
주석 190)
영의정 최명길(崔鳴吉)이 인조 16년(1638) 9월 18일에 청나라의 심양(瀋陽)에 파견되었다가 그해 11월 22일에 돌아왔는데, 최명길이 출발하고 돌아올 때 경기감사 김남중이 경기 지역을 지나가는 동안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승정원일기』 인조 16년 9월 17일 기사에도 '경기감사 김남중이 정승의 행차를 수행하는 일로 나갔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인조실록』 16년 9월 18일(정축), 11월 22일(경진).
주석 191)
이해 11월 23일에 사헌부지평(司憲府持平) 권임중(權任中) 등이 계사(啓辭)를 올려, '경기감사 김남중이 병자호란(丙子胡亂)이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전주에 가서 집안 사람들과 잔치를 베풀고 가무를 즐겼으며, 경기감사가 되고 나서 생일을 맞이해서는 도사(都事)를 시켜 도내의 각 고을에 연락을 하여 잔치 비용을 거두어들였다.'라고 탄핵하면서 김남중을 무식하고 방자하다고 하였으며 파직(罷職)할 것을 청하였다. 그에 대해 인조가 추고(推考)하라고 답하였다. 『승정원일기』 16년 11월 23일; 『인조실록』 16년 11월 23일(신사).
주석 192)
『승정원일기』와 『인조실록』 등의 관찬사료에는 김남중의 장계와 그에 대한 인조의 비답이 수록되어 있지 않아서 인조의 답변 내용을 확인하지는 못하였다. 다만 일반적인 관례로 볼 때 감사의 장계에 대한 답변은 '사직하지 말고 직무를 살피라.'까지이고, 그 이외의 내용은 인조가 승정원에 지시한 내용이다.
狀草
京畿監司辭狀草.
"臣所患面浮、麻痺、癮疹等疾, 秋冬以來漸覺深痼. 頃以領議政陪行事, 四五日往還之後, 又添一症, 面赤如醉, 眼眩不省, 多少文簿, 未堪酬應爲白乎矣, 瓜期將迫, 不敢言病爲白如乎. 今遭臺評, 罪目狼藉, 臣誠惶懼, 置力無地. 事狀曲折, 將有緘辭, 不敢徑先煩瀆, 而職名甚重, 有非耐彈者所可任. 身爲道主, 以無識被論, 其可彈壓列邑復爲號令乎! 病狀旣如所陳, 情勢又如此, 揆諸事理, 決不可一日仍冒是白昆. 卽速鐫削臣職, 以便公私爲白只爲."
答曰:"勿辭察職事, 回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