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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포집(南圃先生集)
- 권4
- 시(칠언절구)(詩(七言絶句))
- 4월에 배를 띄우다【병소서(幷小序)】(淸和泛舟【幷小序】)
남포집(南圃先生集) / 권4 / 시(칠언절구)(詩(七言絶句))
4월주 306)에 배를 띄우다【병소서(幷小序)】
4월의 맑고 화창한 초파일
작은 배주 307) 금강 물결에 가볍게 띄우네
전생에 신선의 짝이었음을 알겠으니
기쁜 마음으로 호산(湖山)에서의 속세 밖 유람을 즐기네
두 번째
작은 배에 노 하나로 창주(滄洲)주 308)를 내려가니
물결 위에 둥둥 떠 마음대로 노니네
머리 돌려 천지가 늙어감을 탄식하니
오늘의 이 삶 하루살이와 같구나
세 번째
강산이 합쳐지고 응결되어 절로 하늘이 열렸으니
만고의 흥망 속에 너는 무성한 모습이네
이전 시대의 어떤 사람이 나처럼 한가로웠던가
한 척 배 타고 밝은 달 곁을 길게 떠다니네
【경술년(1670, 47세) 4월 초파일 낮의 조수가 잔잔하기에 내가 형제 몇 사람과 함께 작은 배를 띄워 우로포(尤老浦)에서 출발하여 강 위를 떠다니며 가는대로 내맡겨 두었다. 세심정(洗心亭) 아래에 잠시 정박하였다가 장춘정(藏春亭)주 309)을 거쳐 석관정(石串亭)주 310)에 이르러 배에서 내려 언덕에 올랐다. 동행한 몇 사람들은 바람이 두려워 모두 강굽이에 몸을 숨겼는데, 나는 홀로 바윗길을 오르내리며 조는 갈매기에게 장난을 치기도 하고 맑은 여울을 손으로 튕기기도 하였으며 향기로운 풀 자란 물가를 거닐어 아름다운 화초를 꺾고 돌 모서리에 서서 하늘너머를 바라보기도 하였다. 자득한 마음을 시로 읊어 뜻과 생각이 무한하였으니 실로 다른 사람이 알 수 있는 바가 아니요, 참으로 태허(太虛)와 오묘하게 계합하는 점이 있었다. 날 저물자 돌아와 이에 멋대로 읊고서 나의 신세를 돌아보니 또한 감개한 마음이 뒤따랐다.】
- 주석 306)4월
- 원문은 '청화(淸和)'다. 진(晉)나라 사영운(謝靈運)의 〈유적석진범해(遊赤石進帆海)〉에, "초여름 4월이라 맑고 화창하니, 향기로운 풀들이 끝없이 돋았네.[首夏猶淸和 芳草亦未歇]"라 한 데서 유래하여, 4월의 이칭으로 쓰인다.
- 주석 307)작은 배
- 원문은 '난주(蘭舟)'다. '목란주(木蘭舟)'의 준말로, 결이 곱고 향기 좋은 목련나무로 만든 작은 배를 말한다. 흔히 조각배의 미칭으로 쓰인다.
- 주석 308)창주(滄洲)
- 산수가 아름다운 은사(隱士)의 거처를 뜻하는 말이다. 위(魏)나라 완적(阮籍)의 〈위정충권진왕전(爲鄭冲勸晉王牋)〉에, "창주에 가서 지백에게 인사하고 기산에 올라 허유에게 읍을 한다.[臨滄洲而謝支伯 登箕山以揖許由]"라 한 데서 유래하였다.
- 주석 309)장춘정(藏春亭)
- 전라남도 나주시 다시면(多侍面) 죽산리(竹山里) 화동마을에 있는 정자다.
- 주석 310)석관정(石串亭)
- 전라남도 나주시 다시면(多侍面) 동당리(東堂里) 동백마을에 있는 정자다.
淸和泛舟【幷小序】
四月淸和初八日
蘭舟輕泛錦江流
前身認是神仙侶
喜作湖山物外遊
其二
扁舟一棹下滄洲
泛泛中流漫浪遊
歎息回頭天地老
此生今日等蜉蝣
其三
江山融結自開天
萬古興亡爾菀然
前世何人閒似我
一舟長泛月明邊
【庚戌四月初八日。午潮方平。余與昆季數人。泛小舟發尤老浦。中江容與。任其所之。小泊于洗心亭下。由藏春亭至石串亭。舍舟登岸。同行數子畏風皆伏河曲中。余獨上下巖徑。或戱押眠鷗。或手激淸湍。步芳洲而折瓊草。立石角而望天表。吟哦自得。無限意思。實非傍人所及知。而眞妙契於太虛者存焉。日晩歸來。仍成浪吟。回▦身世。亦有感慨隨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