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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20
  • 유사(遺事(1))
  • 벽람재 정공 유사장(碧嵐齋鄭公遺事狀)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20 / 유사(遺事(1))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20.0001.TXT.0021
벽람재 정공 유사장
공의 휘는 영환(英煥), 자는 내실(乃實), 호는 벽람재(碧嵐齋)이니 하동 사람이다. 밀직(密直) 휘 국룡(國龍)과 문충공(文忠公) 휘 지연(芝衍)은 모두 상계(上系)로 세상에 이름이 높이 드러난 선조이다. 중엽에 휘 여해(汝諧)는 김점필재(金佔畢齋 김종직(金宗直))를 사사(師事)하였고, 세상에서 돈재 선생(遯齋先生)이라 일컬었으니, 공에게 10대조가 된다. 고조의 휘는 복채(復采), 증조의 휘는 탁(鐸), 조부의 휘는 양엽(陽曄)이고 부친의 휘는 원상(元相)이다. 모친 청도 김씨(淸道金氏)는 김복헌(金復憲)의 따님이니, 순조 병자년(1816)에 신산리(莘山里)에서 공을 낳았다. 공은 기개와 도량이 단정하고 엄숙하였으며, 성품과 도량이 겸손하고 검약하였으며, 어려서부터 의젓하여 성인(成人)의 위의(威儀)와 모양이 있어 다른 사람과 장난치지 않고 다투지 않았으며, 몸에는 화려한 옷을 걸치지 않았고, 발은 분잡(紛雜)한 곳에는 이르지 않았다. 고기 잡고 나무한 뒤에 한가한 날이면 조용히 곁에서 부모를 모시면서 응대하는 것을 오직 삼갔고, 제멋대로 편한 곳으로 나아간 적이 없었으며, 스승에게 나아가 공부할 때에 게으르지 않고 과정(課程)을 따르자 문리(文理)가 날로 진보하였다. 형제 4인이 우애가 매우 돈독하여 긴 베개를 함께 베고 큰 이불을 함께 덮었으니 화기(和氣)가 집안에 가득 찼고, 한 자의 베와 한 말의 좁쌀도 있을 때나 없을 때에도 함께하였으며, 제부(諸婦)도 이처럼 하자 가정에 이간하는 말이 없었다. 부모상을 당해 몹시 슬퍼하여 수척하고 야위었으며, 정문(情文 인정과 예문) 두 가지를 지극히 하였다. 평생토록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분수를 지켜 천진한 성품대로 산림에서 한가로이 지냈지만, 여휘(餘輝)가 은은하게 날로 그 빛이 드러나주 119) 원근의 인사들이 자자하게 칭송하여 군자로 추대하지 않음이 없었다. '벽람(碧嵐)' 두 글자를 편액으로 써서 걸어 자신의 뜻을 부쳤다. 정축년(1877) 8월 8일에 세상을 떠나 신산(莘山) 계월봉(桂月峯) 갑좌(甲坐)의 언덕에 장사지냈다. 부인 전주 이씨(全州李氏)는 이운규(李雲奎)의 따님으로 1남 1녀를 낳았으니, 아들은 재헌(在憲)이고 딸은 문종휴(文鍾休)에게 출가했다. 계배(系配) 남평 문씨(南平文氏)는 문이신(文以新)의 따님으로 3남 2녀를 낳았으니, 아들은 수직(壽職)으로 동중추(同中樞)에 오른 재관(在寬)·재탁(在卓)·재의(在義)이고, 딸은 홍우전(洪祐銓)과 이성재(李成在)에게 출가했다. 손자 이하는 기록하지 않는다. 공의 손자 복현(福鉉)이 가장(家狀)을 들고 나를 찾아와 글을 부탁하여 불후하게 전하려고 했을 때, 내가 사양하였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기에 삼가 가장에 근거하여 약간 수정하고 윤색하였다.
주석 119)은은하게……드러나
대본의 '암장(闇章)'은 '암연이일장(闇然而日章)'의 준말로, 군자의 도는 처음에는 잘 보이지 않아 은은하지만, 도가 내면에 있기에 날로 그 빛이 드러난다는 뜻이다. 《中庸章句 第33章》
碧嵐齋鄭公遺事狀
公諱英煥。字乃實。號碧嵐齋。河東人。密直諱國龍。文忠公諱芝衍。皆上系顯祖也。中葉有諱汝諧。師事金佔畢齋。世稱遯齋先生。於公爲十世。高祖諱復釆。曾祖諱鐸。祖諱陽瞱。考諱元相。妣淸道金氏復憲女。純祖丙子。生公于莘山里。氣字端嚴。性度謙約。自在幼稚。凝然有成人儀樣。不與人戱狎。不與人爭競。身不着華麗之服。足不到紛雜之地。漁樵餘日。從容侍側。應對惟謹。未嘗私自就便。就傳執業不怠。遵循課程。文理日就。兄弟四人。友悌甚篤。長枕大被。和氣滿室。尺布斗粟。有無共之。諸婦亦如之。庭無間言。遭內外艱。哀毁欒欒。情文兩至。一生沈晦。推分任眞。婆娑林樊。而餘輝闇章。遠近人士。藉藉稱誦。無不以君子人推之。揭碧嵐二字以寓其意。丁丑八月八日終。葬莘山桂月峯甲坐原。配全州李氏雲奎女。一男一女。男在憲。女適文鍾休。系配南平文氏以新女。三男二女。男在寬壽陞同中傴。在卓在義。女適洪祐銓李成在。孫以下不錄。公之孫福鉉以家狀。過余謁文爲不朽計。辭不獲。謹據狀而略加修潤焉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