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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7
  • 묘표(墓表)
  • 증 동몽교관 조봉대부 오공 묘표(贈童蒙敎官朝奉大夫吳公墓表)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7 / 묘표(墓表)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17.0002.TXT.0004
증 동몽교관 조봉대부 오공 묘표
공의 휘는 응조(應祚), 자는 화여(和汝)이다. 오씨(吳氏)는 계보가 보성(寶城)에서 나왔는데, 고려 때의 보성군(寶城君) 현필(賢弼)을 중시조이다. 가문의 명성과 세가(世家)의 덕으로 동방의 대성(大姓)이 되었다. 고조는 태유(泰有)인데, 사복시 정(司僕寺正)에 추증되었다. 증조는 석규(錫圭)인데, 좌승지에 추증되었다. 조부는 만상(萬祥)인데, 호조 참판에 추증되었다. 부친은 수남(壽南)인데, 으로, 호가 용한(容閒)이고, 동지중추부사를 지냈다. 이다. 모친은 제주 양씨(濟州梁氏)로, 양중현(梁中鉉)의 따님인데, 순묘(純廟) 계유년(1813, 순조13) 6월 4일에 부춘(富春)의 칠송리(七松里)에서 공을 낳았다.
어려서부터 지극한 성품이 있었다. 어머니가 품팔이로 절구질하고 바느질하여 가족들을 먹여 살리는 것을 보고 탄식하여 말하기를 "늙은 부모님을 편안하게 봉양하지 못하고 도리어 이처럼 수고로움을 끼치니 이것이 어찌 자식 된 도리이겠는가."라고 하고는 살림을 맡아 꾸렸다. 이를테면 땔나무하고 가축을 기르며 농사짓고 집을 짓거나 신을 삼고 베를 짜는 일을 모두 자신이 직접하였다. 그렇게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살림이 차츰 펴졌고, 맛있는 음식을 넉넉히 봉양하게 되었다. 새벽이나 저녁 사이 일을 하는 여가에 조용히 곁에서 모시면서 온화하게 응대하였으며, 잠시 외출하더라도 반드시 돌아와서 뵈었다. 이어서 밖에서 들은 소식을 전해 주어 적적하지 않게 하였다. 부친 양씨(梁氏)가 노환으로 앉거나 누울 때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였는데 밤낮으로 간호하며 잠시도 곁을 떠나지 않았다. 공은 귀밑털과 머리털이 하얘진 노년의 나이에도 색동 적삼을 소매에 두르고 뜰을 뛰어다니며 부모님을 기쁘게 해 드렸으니 공을 사람들이 노래자(老萊子)에 견주었다.
병인년(1866, 고종3) 8월 21일에 졸하였다. 장사 지낸 다음에 세청면(世淸面) 한한동(閒閒洞) 안산(案山) 해좌(亥坐) 언덕으로 이장하였다. 27년 뒤 임진년(1892, 고종29)에 동몽교관(童蒙敎官) 조봉대부(朝奉大夫)에 추증되었다. 배위(配位)는 풍산 홍씨(豐山洪氏)로, 홍수증(洪壽增)의 따님이다. 딸 하나를 낳았는데, 양휘영(梁暉永)에게 출가하였다. 묘소는 품평촌(品坪村) 앞의 치촌(峙村) 부을(負乙) 언덕에 있다. 계배(系配)는 풍산 홍씨(豐山洪氏) 홍경주(洪敬周)의 따님이다. 3남 1녀를 낳았으니, 아들은 재홍(在鴻), 재봉(在鳳), 재순(在淳)이고 사위는 정재우(鄭在禹)이다. 묘소는 부군의 왼쪽에 쌍분으로 합장하였다.
아, 나는 혼인하기 전에 외람되이 이웃에 살아 공의 댁에 출입하면서 공의 자취 뒤에서 배종(陪從)한 것이 어제처럼 또렷한데 어느덧 세월이 흘러 이미 40년 전의 일이 되었다. 장자는 세상을 떠나고 어린 자는 늙었으니, 옛일을 떠올리고 지금을 생각해 보면 서글픈 마음 가누기 어렵다. 맏아들 재홍(在鴻)이 나에게 묘표를 부탁하였다. 명을 전한 자는 이방손(二房孫) 창호(昌鎬)이다.
贈童蒙敎官朝奉大夫吳公墓表
公諱應祚。字和汝。吳氏系出寶城。以麗朝寶城君賢弼爲中祖。門望世德。爲東方鉅姓。高祖泰有。贈司僕寺正。曾祖錫圭。贈左承旨。祖萬祥。贈戶曹參判。考壽南號容閒。同中樞。妣濟州梁氏中鉉女。純廟癸酉六月四日。生公于富春之七松里。幼有至性。見慈夫人行傭眷織。以糊眷口。歎曰。不能安養老親。而反貽勞苦如此。此豈人子之道耶。幹理家務。如樵牧耕稼。板築捆織。無不身親爲之。行未幾何。生理梢紓。而甘旨克然。晨昏之間。事務之暇。從容侍側。溫溫唯諾。有小出入。必反面。因以外間所聞。誦以告之。使之忘寂焉。梁氏以老病。坐臥須人。晝宵扶持。造次不離。公年至耋艾。鬢髮皤如。而班衫彩袖。趨戱盡歡。人擬之於老萊。丙寅八月二十一日卒。葬而移厝於世淸面閒閒洞案山亥坐原。後二十七年壬辰。贈童蒙敎官朝奉大夫。配豐山洪氏壽增女。生一女。適梁暉永。墓品坪村前峙村負乙原。系配豐山洪氏敬周女。擧三男一女。曰在鴻在鳳在淳。鄭在禹。墓祔乾位左雙兆。嗚呼。余在丱弁。忝同隣閈。而出入陪從於杖屢之後者。歷歷如昨日。而荏苒歲月。已作四十年前事矣。長者沒幼者老。緬古想今。悲悵難任。胤子在鴻。屬余爲文以表墓道。將命者。二房孫昌鎬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