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화콘텐츠
  • 특화콘텐츠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6
  • 묘갈명(墓碣銘)
  • 유인 이씨 묘갈명(孺人李氏墓碣銘)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6 / 묘갈명(墓碣銘)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16.0003.TXT.0009
유인 이씨 묘갈명
유인(孺人)의 성은 이씨(李氏)이고 관향은 성주(星州)로, 흥안군(興安君) 이제(李濟)의 후손이다. 증조는 지(沚), 조부는 성회(成檜)이다. 부친은 원형(元衡)이고, 모친은 경주 최씨(慶州崔氏)로, 경유(景裕)의 따님이다.
유인은 천성이 온화하고 어질었다. 어릴 적에 지극한 행실이 있었고, 자라서 처사(處士) 문세정(文世楨)에게 출가하였다. 시부모를 모시고 남편을 섬길 적에는 조심하고 공경하며 삼갔으며, 순종하고 뜻을 어기는 일이 없었다. 집안사람을 부리고 집안일을 처리함에 온화하고 근검(勤儉)하여 확실하게 정해진 규범이 있었다. 친가에 후사가 없는 것을 늘 한스럽게 여겨 자손에게 말하기를 "너희들은 후사를 잇는 데 애쓰고 힘써 너희 어머니로 하여금 지하에서 한을 품게 하지 말라. 만일 혹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묘소를 관리하고 제사를 받드는 것은 외손의 책임이 아니겠는가. 외손이 모시는 제사주 208)라는 이유로 태만하게 여기지 말라."라고 하였다. 모년 모월 모일에 생을 마쳤다. 아들 관오(貫吾)는 문학과 행실이 있었다. 손자는 희복(喜復), 희점(喜漸), 희승(喜升), 희항(喜恒), 희모(喜模), 희성(喜成)이다. 증손 이하는 그 후손이 번성하여 다 기록할 수 없다.
아, 뿌리가 깊으면 가지가 무성하고, 근원이 깊으면 물이 멀리 흐른다. 이 때문에 사람의 덕을 보고서 그 후손에게 복록이 있을 것을 알고, 자손이 창대한 것을 보고서 선조의 음덕이 있음을 아는 것이다. 나는 문씨(文氏)가 오늘날에 자손들이 면면히 이어지는 것이 당시 유인의 내조 때문이라는 것을 안다. 어찌 훌륭하지 않은가.
7세손 재항(載恒)이 비석을 세우는 일로 그 후면에 새길 글을 청하였다. 나는 비루하고 용렬하다는 이유로 사양하였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음과 같이 명을 짓는다.

훌륭한 여사 보내 주어 貽以女士
자손들 따르게 하였네.주 209) 從以孫子
유인이 있었으니 孺人有焉
만년 동안 밝게 전해지리. 昭垂萬年
주석 208)외손이 모시는 제사
《주자서절요(朱子書節要)》 권3 〈답왕상서(答汪尙書)〉에 "송공은 외조부에게 후사가 없자 해마다 때맞춰 제사 지냈으니, 이는 그 마음 씀이 두텁다고 할 만합니다. 그러나 친족이 아닌 자의 제사는 이치에 이미 온당하지 않습니다."라는 내용이 보인다.
주석 209)훌륭한……하였네
《시경》〈대아(大雅) 기취(既醉)〉에 "그 따름은 무엇인가 너에게 훌륭한 여사를 줌이로다. 너에게 훌륭한 여사를 주고 자손으로 따르게 하리로다.[其僕維何? 釐爾女士. 釐爾女士, 從以孫子.]"라고 하였다.
孺人李氏墓碣銘
孺人姓李。貫星州。興安君濟後。曾祖沚。祖成檜。考元衡。妣慶州崔氏。景裕女孺人天稟溫仁。幼有至行。長適處士文世楨。事舅姑奉君子。小心洞屬。承順無違。以至御家衆處家務。雍容勤儉。的有成規。常恨親家無嗣。語子孫曰。汝輩勉力。爲之繼後。無使汝母抱恨於地下。如或未爾。則守墓奉祀。非外裔之責乎。勿以非族之祀怠焉。某年月日終。子貫吾。有文行。孫喜復喜漸喜升喜恒喜模喜成。曾孫以下。其麗蕃衍。不能盡錄。嗚呼。根固者枝茂。源深者流遠。是以。觀人之德而知其有後祿。觀子孫之昌大。而知其有先蔭。吾知文氏祚胤綿延於今日者。未始非當日內助之爲也。曷不偉然。七世孫載恒。以將竪碣。請誌其陰。余以陋劣。辭不獲已。銘曰。貽以女士。從以孫子。孺人有焉。昭垂萬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