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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6
  • 제문(祭文)
  • 이응장에 대한 제문(祭李應長文)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6 / 제문(祭文)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16.0001.TXT.0037
이응장에 대한 제문
영남은 옛날부터 우리나라의 추로(鄒魯)주 173)라 일컬어져 근세 이래로 노성하고 덕 있는 분들이 이어져 빛났으니, 군은 그들과 동일한 부류의 한 무리 사람이 아니겠는가.
소년 때부터 뛰어난 재주로 기상이 우뚝해 범상치 않았고, 문로가 이미 발라 앞길이 바야흐로 펼쳐지게 되었네. 종산(鍾山)에 가을 비 내리고 영귀정에 봄바람 불면 천 리에서 서로 찾아와 정답게 창수하였고, 쌍계사에서 만나기로 약속하였으나 난리를 만나 이루지 못하여 난리가 고요해지기를 기다려 다시 끊임없이 왕래하기를 바랐는데, 조금 더 머물러 기다리지 않고 갑자기 이렇게 돌아가실 줄 어찌 알았겠는가. 친구들은 돌아가시고 시국의 상황은 날로 심해지니 외로이 벗들을 떠나 쓸쓸히 지내는 나는 누구와 함께하겠는가? 옻칠은 벗겨지고 아교는 떨어지며, 거문고는 부서지고 줄은 끊어져주 174) 영남의 달과 호남의 구름이 천고에 아득해 졌네. 인하여 들어와 제사 드리며 감히 이것으로 영결을 고하네.
주석 173)추로(鄒魯)
추(鄒)와 노(魯)는 모두 춘추 시대의 국명(國名)으로, 공자는 노나라에서 태어났고 맹자는 추나라에서 태어났다. 이 때문에 예교(禮敎)와 학문을 숭상하는 지방을 일컫게 되었다.
주석 174)옻칠은……끊어져
교칠(膠漆)처럼 친밀한 사이와 백아절현(伯牙絶絃)의 고사를 인용한 말이다. 교칠은 후한(後漢)의 진중(陳重)과 뇌의(雷義)가 돈독한 우정을 발휘하자, 사람들이 "교칠이 굳다고 하지만, 진중과 뇌의의 우정만은 못하다.[膠漆自謂堅, 不如雷與陳.]"라고 한 것이고, 백아절현은 춘추 시대의 백아(伯牙)가 거문고를 잘 탔는데, 그의 벗 종자기(鍾子期)가 거문고 소리를 잘 감상하였다. 백아가 거문고를 타면서 고산(高山)에 뜻을 두면 종자기가 "높고 높기가 마치 태산과 같도다![峨峨兮若泰山]"라고 하였고, 또 유수(流水)에 뜻을 두면 "넓고 넓기가 마치 강하와 같도다![洋洋兮若江河]"라고 하였는데, 종자기가 죽자 백아는 자신의 거문고 소리를 들을 사람이 없다 하여 줄을 끊고 다시는 거문고를 타지 않았다고 한다. 《列子 湯問》
祭李應長文
嶠南古稱東方鄒魯。而近世以來。老成宿德。繼以彬彬焉。君其非流亞一隊人耶。少年英才。磊落不群。門路旣正。步趨方張。鍾山秋雨。詠亭春風。千里相尋。唱酬款款。雙溪留約。遘亂未就。冀待風靜。復圖源源。豈知不少留待而遽爾大歸耶。知舊凋落。時象日甚。煢煢離索。誰與爲徒。漆分膠折。琴破絃斷。嶺月湖雲。千古茫茫。因人致侑。敢此告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