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화콘텐츠
  • 특화콘텐츠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6
  • 제문(祭文)
  • 배정일에 대한 제문(祭裴政一文)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6 / 제문(祭文)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16.0001.TXT.0035
배정일주 165)에 대한 제문
자태가 단아하고 잡아 지키는 것이 삼가고 성실하여 들어와서는 효도하고 나가서는 공손하여 일찍 아름다운 소문이 드러났네. 과거 공부를 사절하고 위기(爲己)의 학문으로 돌아와 깊이 잠심한 지 몇 년에 나아간 경지가 두서가 있었네. 한 번 병들어 3년 만에 결국 일어나지 못하였네. 오호라! 위로는 부모님이 계시고 아래로는 자식이 없이 젊은 나이에 갑자기 막혀 뜻을 가지고도 이루지 못하였으니, 아득한 천지에 이 한이 얼마나 지극한가.
군과 계원(啓元)주 166)은 그 나이와 지업이 일찍이 성대하게 한 무리의 사람이 아닌 적이 없었는데, 군이 죽은 지 몇 개월 되지 않아 계원이 또 죽었으니, 군은 아는가, 모르는가? 아니면 혹 저승에서 상종하기를 이승에 있을 때와 같이 하고 있는가?
의림(義林)은 미적거리며 세월만 보내다가 제때 배우지 못해 비록 비슷한 점이 없었지만 두 군의 뒤를 따라 구구하게 노년에 효과를 거둘 계획을 삼았는데, 그렇게 행한지 얼마되지 않아 갑자기 두 사람 모두를 잃었으니, 외로운 이 생애 누구와 통하며 누구와 함께할까?
일신상의 일에 얽매여 달려가 곡하는 것도 오래도록 늦어져 성상에 세 번이나 바뀌어 종상(終祥)이 장차 다가오니, 인정과 도리로 헤아려봄에 저버린 죄 무겁네. 지금 이에 와서 임하여 삼가 박한 제수 갖추어 올리니 영령이여, 아시겠는가?
주석 165)배정일(裴政一)
배흥묵(裴興默, 1857~?)을 말한다. 자는 정일, 본관은 달성(達城)이다. 정의림의 문인록에는 자가 정일(正一)로 되어 있다.
주석 166)계원(啓元)
문송규(文頌奎, 1859∼1888)의 자이다. 호는 귀암(龜巖)·면수재(勉修齋), 본관은 남평(南平)이다. 노사(蘆沙) 기정진(奇正鎭)의 문인이다.
祭裴政一文
姿相端雅。持守謹慤。入孝出恭。夙著令聞。謝功令之業。返爲己之學。沈潛有年。造詣有緖。一病三年。竟告不起。嗚呼。上有雙親。下無一育。妙齡遽閼。齎志未就。悠悠天地。此恨何極。君與啓元。其年紀其志業。未嘗不是蔚然一隊人也。而君逝未幾月。啓元又逝矣。君其知之耶否耶。抑或相從於泉臺之下。如在世時耶。義林因循失學。雖無所似。而擬從兩君之後。以爲區區收桑之計。行未幾何。遽皆失之。煢煢此生。誰因誰與。身事有絆。久稽奔哭。星霜三遞。終祥將屆。揆以情理。辜負重矣。今玆來臨。謹具薄奠。靈其知否。