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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6
  • 제문(祭文)
  • 오남 김공 한섭에 대한 제문(祭吾南金公【漢燮】文)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6 / 제문(祭文)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16.0001.TXT.0024
오남 김공주 113) 한섭에 대한 제문
남쪽 고을에서 우뚝 태어나
사문을 창도하여 밝혔네
널리 배움에 일정한 방소가 없어
세 선생의 문하에서 따라 섬겼네
취사는 바름을 얻었고
조예는 어긋나지 않았네
산림에서 한가로이 지내니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았네
운수가 양구주 114)를 만나
사설이 크게 일어났네
일대가 물 끓듯 하여
피가 천 리에 흘렀네
호남의 의사들
한 사람이 없다고 탄식하네
베옷에 콩잎 먹으면서도
분기하여 몸을 돌아보지 않았네
고을의 뜰에 급히 달려가니
적들이 모이고 병사들은 흩어졌네
죽음 보기를 돌아가는 듯이 여겨
조용하고 어지럽지 않았네
누가 상용주 115)이라 하겠는가
배운 바를 저버리지 않았네
사림들 사기가 더해지니
풍운이 우뚝하였네
수양산 곁에
묘소를 만들었네
재필주 116)로 특별히 기록하여
만고에 꽃다운 향기 전하네
내 병으로 문상가지 못하니
마음이 찢어지는 듯하네
남을 통해 글을 지어
애통한 마음 깃들이네
주석 113)오남(吾南) 김공(金公)
김한섭(金漢燮)을 말한다. 자는 치용(致容), 호는 오남, 본관은 영광(靈光)이다. 전라남도 장흥에서 태어났다. 이항로(李恒老)의 문인으로, 이항로가 죽은 뒤에 다시 임헌회(林憲晦)와 기정진(奇正鎭)의 문인이 되었다. 장흥과 금릉 대명동에 서당을 열고 후진교육에 힘썼으며, 1894년 동학농민운동 당시 변을 당해 사망했다. 저서로는 《오남집》이 있다.
주석 114)양구(陽九)
하늘의 재액(災厄)이 몰아닥치는 불운한 시대를 말한다. 도가(道家)에서는 천액(天厄)을 양구(陽九)라 하고, 지액(地厄)을 백륙(百六)이라 한다.
주석 115)상용(傷勇)
《맹자》 〈이루 하(離婁下)〉에 "얼핏 보면 죽을 만하고, 자세히 보면 죽지 말아야 할 경우에 죽으면 용맹을 상한다.[可以死, 可以無死, 死傷勇.]"라고 한 데서 나온 말이다.
주석 116)재필(載筆)
문구(文具)를 휴대하여 왕의 뒤를 따르는 것으로, 사관이 역사를 기록함을 이른다. 《예기(禮記)》 〈곡례 상(曲禮上)〉에 "사관은 붓을 가지고 가고, 사는 말을 가지고 간다.[史載筆, 士載言.]" 하였는데, 공영달(孔穎達)의 소(疏)에 "왕이 만약 출행하면 사관이 서구를 잡고서 따른다.[王若行,往 則史載書具而從之也.]"라고 해석하였다.
祭吾南金公【漢燮】文
挺生南服。倡明斯文。博學無方。從事三門。取舍得正。造詣不差。婆娑邱林。世莫我知。運値陽九。邪說大起。鼎沸一路。血流千里。全湖義士。嗟無一人。布衣藿食。舊不顧身。赴急縣庭。賊聚兵散。視死如歸。從容不亂。孰謂傷勇。不負所學。士林增氣。風韻卓犖。首陽之側。衣履是藏。載筆特書。萬古流芳。我病未奔。心焉如摧。因人緘辭。以寓一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