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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16
  • 제문(祭文)
  • 지남 이공에 대한 제문(祭芝南李公文)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6 / 제문(祭文)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16.0001.TXT.0016
지남 이공주 80)에 대한 제문
祭芝南李公文

오호라! 공은 여기에서 그친단 말입니까, 공은 여기에서 그친단 말입니까! 하늘이 원로를 남겨두지 않고 귀신은 어찌 갑자기 빼앗아 가는 것입니까! 만류해도 할 수 없고 불러도 대답이 없으니, 저승에서 끝내 다시 일어날 수 없고 긴 밤은 끝내 다시 새벽이 오지 않는 것입니까? 예순이 멀지 않으니 그 나이가 많지 않은 것이 아니며, 두 아들이 관례를 치르고 결혼을 하였으니 그 빚을 끝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보잘것없는 내가 공을 위해 애통해 하는 것은 그 뜻이 어디에 있는 것입니까?
과거 시험에 합격여부는 족히 비교할 것 없고 공명과 득실은 족히 따질 것 없지만 오직 세도(世道)가 날로 떨어지고 이단의 설이 날로 치성하니, 근심하고 두려워하면서 개탄하고 담당하여 부축하고 호위하려는 뜻은 늙어서도 조금도 쇠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사문의 큰일에 관계되어 조금이라도 보탤 수 있는 것이 있으면 이해를 돌아보지 않고 평탄하고 험난함을 가리지 않고 좌우로 주선하고 전후로 허겁지겁 힘을 다하였지만 혹 시행하였으나 능히 수정 윤색하지 못한 것이 있고, 혹 경영하기 시작하였으나 능히 시행하지 못한 것이 있고, 혹 기약하여 하려고 하였으나 능히 시작하지 못한 것이 있는 것이 한두 가지 일이 아닙니다. 시행한 지 몇 년이 되지 않아 장차 상숙(庠塾)이 이루어져 향음주례의 향약이 흥성할 것을 보고 선현의 문집이 또 장차 차례로 간행되어 한 가닥 사문(斯文)으로 하여금 회태(回泰)의 조짐이 있게 할 것 같았는데, 뜻을 가지고도 펼치지 못하고 중도에 막힘이 이와 같을 줄 어찌 알았겠습니까!
의림(義林)은 외람되이 고을 이웃에 있으면서 지우를 받아 친밀하여 낡은 집으로 나를 위로하고 예를 행하는 곳에 나를 맞이하고 강론하는 모임에 나를 불러 담론하고 토론한 것이 정성스러웠고 아취와 즐거움이 진진하여, 봄가을로 기약을 두어 혹 두세 차례 모여서 여생에 서로 지킬 계획을 하였습니다. 지금은 끝나버렸으니 향리에서는 누구에게 의뢰하며 붕우들은 누구를 의지하겠습니까.
상여가 이미 출발하여 유명간이 장차 막힐 것인데 병으로 상여 줄을 잡지 못하니 저버린 죄 산과 같습니다. 바람에 임하여 절하고 영결하니 눈물이 샘처럼 쏟아집니다. 오호라, 슬프도다! 영령께서는 흠향하소서.

祭芝南李公文
嗚呼! 公其止於斯耶, 公其止於斯耶! 天不憗遺, 鬼何遽奪? 挽之不得, 喚之不應, 九原終不可復作, 大夜終不可復曉耶? 六旬不遠, 其年紀非不多矣;二子勝冠, 其債業非不了矣, 而區區所以爲公痛惜者, 其意何居? 科第陞沈, 不足爲輕重;功名得失, 不足爲有無, 而惟是世道日下, 異說日熾, 其所以憂懼慨歎擔着扶衛之意, 不以老而少替也。凡係斯文大事, 有可以裨補萬一者, 不顧利害, 不擇夷險, 左右周章, 前後竭蹶, 或有施行而未克修潤者, 或有經始而未克施行者, 或有期擬而未克經始者, 非一二事也。行未幾年, 將見庠塾之就, 飮射鄕約之興, 而先賢文獻, 又將次第見行, 使一線斯文, 有回泰之漸, 豈知齎志未伸, 中路遽閼其若是耶? 義林忝在鄕鄰, 知遇密勿, 弔我乎弊廬, 邀我乎禮塲, 會我乎講社, 譚討款款, 趣樂津津, 春秋有期, 或再或三, 而爲餘年相守之計也。今焉已矣, 鄕里誰賴, 朋徒奚依? 靈輿已駕, 幽明將隔, 病未執紼, 辜負如山。臨風拜訣, 淚隕如泉。嗚呼哀哉! 靈其尙饗。
주석 80)지남(芝南) 이공(李公)
이지호(李贄鎬, 1836∼1892)를 말한다. 자는 동현(東賢), 호는 지남(芝南), 본관은 광산(光山)이다. 자세한 내용은 《일신재집》 권18 〈지만 처사 이공 행장(芝南處士李公行狀)〉에 보인다.
祭芝南李公文
嗚呼。公其止於斯耶。公其止於斯耶。天不憗遺。鬼何遽奪。挽之不得。喚之不應。九原終不可復作。大夜終不可復曉耶。六旬不遠。其年紀非不多矣。二子勝冠。其債業非不了矣。而區區所以爲公痛惜者。其意何居。科第陞沈。不足爲輕重。功名得失。不足爲有無。而惟是世道日下。異說日熾。其所以憂懼慨歎擔着扶衛之意。不以老而少替也。凡係斯文大事。有可以裨補萬一者。不顧利害不擇夷險。左右周章。前後竭蹶。或有施行而未克修潤者。或有經始而未克施行者。或有期擬而未克經始者。非一二事也。行未幾年。將見庠塾之就。飮射鄕約之興而先賢文獻。又將次第見行。使一線斯文。有回泰之漸。豈知齎志未伸。中路遽閼其若是耶。義林忝在鄕鄰。知遇密勿。弔我乎弊廬。邀我乎禮塲會我乎講社。譚討款款。趣樂津津。春秋有期。或再或三。而爲餘年相守之計也。今焉已矣。鄕里誰賴。朋徒奚依。靈輿已駕。幽明將隔。病未執紼。辜負如山。臨風拜訣。淚隕如泉。嗚呼哀哉。靈其尙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