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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6
- 제문(祭文)
- 애일당 김공에 대한 제문(祭愛日堂金公文)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6 / 제문(祭文)
애일당 김공주 52)에 대한 제문
성인과 세상이 멀어지고 말씀이 인몰되니
풍속이 경박하고 상하였네
추향에 실마리가 많으니
배워서 익숙한 것을 떳떳함으로 삼네
군자가 있지 않으면
누가 그 참됨을 깨우치랴
처음 동류에서 뛰어난 이
오직 공이 그 사람이네
지기가 원대하며
타고난 것이 높고 밝았네
학문으로 겸비하여 이룬 것이
더욱 크고 넓었네
사문의 은미하고 깊은 뜻
공이 실로 참여하여 들었네
우리들 강론하며 모임에
공이 실로 창도하였네
쌍계사에 봄바람 불고
취정에서 밤에 달 뜰 때
창수가 정다웠고
위의가 정연하였네
공이 이미 병들었다 하였고
나도 돌아와 또 쉬게 되었네
날마다 원기를 회복하길 바라며
옛 날의 교유 이으려 하였네
누가 알았으랴 영원한 작별이
갑자기 이에 있을 줄을
거문고 부셔지고 줄이 끊어짐주 53)은
만고에 같은 슬픔이네
사론이 분열되니
거두어 쇄신할 기약이 없네
또 한 분의 현인을 잃었으니
여생을 어찌하리오
내 사는 곳 막히고 멀어
오래도록 달려가 문상하는 것 미루었네
세월이 한해가 지났으니
유풍 여운이 날로 멀어지네
구운 닭과 술주 54) 올리니
상생주 55)은 여전하네
큰 소리로 길게 울부짖으니
눈물이 샘처럼 쏟아지네
- 주석 52)애일당(愛日堂) 김공(金公)
- 김치희(金致煕, 1828∼?)를 말한다. 자는 장여(章汝), 호는 애일당, 본관은 광산(光山)이다. 기정진의 문인으로 낙안(樂安)에 거주하였다.
- 주석 53)거문고……끊어짐
- 절친한 친구의 죽음을 이른 말이다. 춘추(春秋) 시대 거문고의 명인 백아(伯牙)가, 그의 친구 종자기(鍾子期)가 죽자 자기 음악을 들어줄 사람이 없는 것을 한탄하고는 거문고 줄을 끊어 버렸다[絶絃]는 고사에서 유래한 것이다.《列子 卷5 湯問》
- 주석 54)구운 닭과 술
- 원문의 '적계지면(炙鷄漬綿)'을 풀이한 말인데, 친구 간에 조상(弔喪)하거나 묘에서 제사 지내는 것을 뜻한다. 후한(後漢)의 서치(徐穉)는 자가 유자(孺子)로 남주(南州)의 고사(高士)라 일컬어졌다. 그는 먼 곳으로 문상(問喪)하러 갈 때 솜을 술에 적셔 햇볕에 말린 다음 그것으로 구운 닭을 싸서 휴대하기 간편하도록 만들어 가지고 가서 솜을 물에 적셔 술을 만들고 닭을 앞에 놓아 제수를 올린 뒤 떠났다 한다. 《後漢書 卷35 徐穉列傳》
- 주석 55)상생(象生)
- 궤연을 말하는데 망자가 살아생전에 사용했던 기물들을 진열하여 살아있을 때를 그대로 본뜬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두우(杜佑)의 《통전(通典)》 권49 〈시향천신부(時享薦新附)〉에 "사당에 신주를 보관하여 사시제를 지내고, 침전(寢殿)에는 의관과 궤장 등 살아생전에 쓰던 기물을 두고서 그곳에 새로운 음식물을 올린다.[廟以藏主, 以四時祭, 寢有衣冠几杖象生之具, 以薦新物.]"라고 하였다.
祭愛日堂金公文
世遠言湮。風澆俗傷。趍向多端。習熟爲常。不有君子。孰覺其眞。出類發軔。惟公其人。志熟磊落。禀賦高明。濟以學問。益大益宏。師門微蘊。公實聞焉。吾儕講聚。公實倡焉。雙寺春風。翠亭夜月。唱酬款款。威儀秩秩。公旣告病。我歸且休。日望天和。擬續舊遊。誰知永別。遽爾在兹。琴破弦斷。萬古同悲。士論分裂。收刷無期。又失一賢。餘生何其。我居阻遠。久稽奔問。星霜一周。風韻日遠。灸雞漬綿。象生依然。大聲長號。淚隕如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