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화콘텐츠
  • 특화콘텐츠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5
  • 사(辭)
  • 백자행 군이 떠나기에 임하여 한마디 말로 채찍을 대신해 주기를 바라니 감히 고루하다고 사양할 수 없어 삼가 몇 구의 사를 지어서 주다(白君子行。臨行求一言。以替鞭策之贈。不敢以固陋辭。謹述數句辭以呈。)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5 / 사(辭)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15.0003.TXT.0002
백자행 군이 떠나기에 임하여 한마디 말로 채찍을 대신해 주기를 바라니 감히 고루하다고 사양할 수 없어 삼가 몇 구의 사를 지어서 주다
순우의 정일주 95)
공안의 박약주 96)
만고의 성학이니
이것이 그 표준이네
굳건히 척량주 97) 세워
죽기를 각오하여 힘을 다해야 하네
급한 여울물에서 배를 저어가고
절벽에서 손을 놓는 듯이 하네주 98)
잊지도 말고 조장하지도 말며
게으르지도 말고 빨리하지도 말아야 하네
닭이 계란을 품듯주 99)
모기가 철우(鐵牛)를 뚫듯
눈 깜짝하거나 숨 쉬는 사이에도 보존하고 길러
조금씩 쌓아가야 하네
기름이 적시고 하수가 스며들 듯
봄기운 따스하여 얼음이 녹는 듯 할 것이네
나는 인순고식하여
늙어도 이룸이 없네
그저 들은 것 외워서
부지런한 뜻에 부응하네
주석 95)순우(舜禹)의 정일(精一)
《서경》 〈대우모(大禹謨)〉에 순(舜) 임금이 우(禹) 임금에게 "오직 정밀하고 한결같이 하여 진실로 그 중도(中道)를 잡아야 한다.[惟精惟一, 允執厥中.]"라고 한 것을 말한다.
주석 96)공안(孔顔)의 박약(博約)
안연(顔淵)이 공자에게서 받은 가르침인 박문약례(博文約禮)를 말한다. 《논어》 〈자한(子罕)〉에 안연이 스승인 공자의 도에 대해서 감탄하며 술회한 뒤에 "선생님께서는 차근차근 사람을 잘 이끌어 주시면서, 학문으로 나의 지식을 넓혀 주시고 예법으로써 나의 행동을 단속하게 해 주셨다.[夫子循循然善誘人, 博我以,文 約我以禮.]"라고 한 것을 말한다.
주석 97)척량(脊梁)
등골뼈이니 그 뼈가 전신을 지탱하는 역할을 함이 마치 집에 들보가 있는 것과 같다고 해서 일컫는 말이다. 전하여 의지나 절조 따위를 비유하여 쓴다. 《주자어류(朱子語類)》 권52에 "더구나 세상이 쇠퇴하고 도가 약해진 때를 당하여 더욱 꿋꿋한 척량을 써서 굽히거나 흔들림이 없어야 옳다."라고 하였고, 정자(程子)가 "무거운 짐은 반드시 등뼈를 꼿꼿이 편 사나이라야 질 수가 있다.[重擔子, 須是硬脊梁漢, 方擔得.]"라고 하였다. 《二程遺書 卷3 謝顯道記憶平日語》
주석 98)절벽에서……하네
《대혜어록(大慧語錄)》에 "나뭇가지 잡는 것쯤 기이할 것 없으니, 벼랑에서 손 놓아야 대장부일 것이네.[得樹攀枝未足奇, 懸崖撒手丈夫兒.]"라고 한 데서 인용한 말이다.
주석 99)닭이 계란을 품듯
이황(李滉)이 "닭이 알을 품는 것은 한시도 중단되지 않으니, 온기가 계속 이어지게 하면 병아리가 되고 잠깐이라도 식으면 병아리가 되지 못한다. 불가에서는 이것을 가지고 공부가 계속 이어져야 성불(成佛)할 수 있음을 비유하였다."라고 풀이하였다. 《退溪集 卷11 答李仲久問目》
白君子行。臨行求一言。以替鞭策之贈。不敢以固陋辭。謹述數句辭以呈。
舜禹精一。孔顔博約。萬古聖學。此其準的。硬着脊樑。舍死盡力。撑舟急灘。撤手絶壁。勿忘勿助。不慢不疾。如鷄抱卵。如蚊鑽鐵。瞬存息養。銖累寸積。膏潤河浸。春融氷釋。而我因循。老矣無成。聊誦所聞。以塞勤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