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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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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암기(愼庵記)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4 / 기(記)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14.0001.TXT.0065
신암기
학문함에 요체를 알지 못하면 범람하기만 하고 공이 없고, 덕을 닦음에 요약함을 지키지 못하면 한만하여 힘이 없다. 그렇다면 이른바 요(要)와 약(約)은 어떤 일인가? 《대학》에 이르기를 "반드시 그 홀로를 삼간다.[必愼其獨]"라고 하였고,《중용》에 말하기를 "그 보지 못하는 바에 경계하고 삼가며, 그 듣지 못하는 바에 두려워한다.[戒愼乎其所不睹 恐懼乎其所不聞]"라고 하였으니, 《대학》의 신(愼)은 이미 발하였을 때 성찰하는 공이고 《중용》의 신은 아직 발하지 않았을 때 존양(存養)하는 공이다. 까닭에 체용(體用)을 통합하고 동정(動靜)을 갖추어 지요(至要) 지약(至約)의 의가 되니, 신이라는 한 글자에 더할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선철(先哲)이 이른바 "천덕(天德)과 왕도(王道)는 그 요점이 다만 홀로를 삼가는 데 있다."라고 한 것주 209)은 바로 이 뜻이다.
지금 주인 윤치화(尹致化)주 210)가 재사의 편액으로 내 걸어 밤낮으로 경계하고 힘쓸 바탕으로 삼은 것이 바로 여기에 있다면 그 이른바 지요(至要) 지약(至約)이라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요체를 아는 것은 그 넓음[博]을 다하는 바이고, 요약함을 지키는 것은 그 용(用)을 지극히 하는 바이다. 그렇지 못하면 반드시 편고(偏枯)하고 고루(固陋)한 구덩이로 돌아가지 않겠는가. 《논어》 〈자장(子張)〉에 자하(子夏)가 말하기를 "배우기를 널리 하고 뜻을 독실히 하며, 절실하게 묻고 가까이 생각하면 인(仁)이 그 가운데 있다."라고 하였고, 《맹자》 〈고자 상(告子上)〉에 "먼저 그 큰 것을 확립하면 그 작은 것이 능히 빼앗지 못할 것이다."라고 하였으니, 원컨대 주인은 힘쓸지어다!
주석 209)선철(先哲)이……것
《심경부주(心經附註)》 〈서(序)〉에 나오는 정자(程子)의 말이다.
주석 210)윤치화(尹致化)
윤병현(尹秉玹, 1857~?)을 말한다, 자는 치화 호는 신암(愼庵), 본관은 남원(南原)이다.
愼庵記
學不知要。泛濫無功。德不守約。汗漫無力。然則所謂要所謂約。是甚底物事耶。大學曰。必愼其擉。中庸曰。戒愼乎其所不睹。恐懼乎其所不聞。大學之愼。是已發時省察之功。中庸之愼。是未發時存養之功。所以統體用該動靜而爲至要至約之義。孰有加於愼之一字乎。先哲所謂天德王道。其要只在愼獨者。正此意也。今主人尹致化所以標揭齋顔。而爲日夕警勉之地者。乃在於此。則其非所謂知要守約者耶。然知要所以盡其博也。守約所以致其用也。不然。必不歸於偏枯固陋之科也哉。子夏曰。愽學而篤志。切問而近思。仁在其中。孟子曰。先立乎其大者。則小者不能奪。願主人勉乎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