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화콘텐츠
  • 특화콘텐츠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일신재집 권13
  • 서(序)
  • 《예동노인수연시집》의 서문(禮洞老人壽筵詩輯序)

일신재집(日新齋集) / 일신재집 권13 / 서(序)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13.0002.TXT.0029
《예동노인수연시집》의 서문
인생 육십을 옛사람은 하수(下壽)라 하였으나, 세대가 내려오면서 운수(運數)가 모질어져 백성들이 요절한 경우가 많았고, 요행히 이 나이에 이른 사람이라 하더라도 또 병들어 쇠약하고 곤궁하여 외롭게 지내며 삭막하게 세상사는 재미가 없게 되었다. 대체로 사람 중에 하수를 얻은 자가 열에 둘이 되지 않고, 하수까지 살면서 운수에 별 탈이 없는 자가 또 다섯에 하나가 되지 않으니, 이른바 "양(陽)은 획[━]이 하나이고, 음(陰)은 획[╍]이 둘이기에 길함은 적고, 흉함은 많다."라는 것이 바로 이치와 형세상 그렇게 되는 것이다.
내가 듣건대 예동(禮洞) 하군(河君)의 구갑(舊甲 환갑(還甲))이 되는 생일이 올봄에 있어서 여러 날 동안 장수 잔치를 베풀었다고 한다. 집안사람은 온화하고 자신은 건강하여 안으로는 함께 늙어가고, 밖으로는 별 탈이 없으며, 아래로는 여러 자제들이 난초의 뿌리처럼 함께 자라고, 손자들이 난초의 잎처럼 서로 비추고 있으니, 하늘이 내린 복의 풍성함이 오늘날 같은 말세에 견줄만한 이가 드물었다. 모르겠지만, 어떻게 수양(修養)했기에 향유하는 것이 이와 같은 것인가? 듣건대, 맏아들 해수(海秀)가 부지런히 일하며 봉양을 극진히 하여 효성으로 명성이 자자했고, 의복과 음식을 절약하여 가난한 사람을 구휼해 주었다고 하니, 상서로움을 가져오고 복을 받는 것이 또한 여기에서 한 단서를 증험해 볼 수 있다.
고을 사람들이 서로 경축하고, 벗들이 모여 축하하며 시를 읊어 주고받은 것이 책을 이룰 만큼 쌓이자, 그해 가을에 손주를 안은 성욱(性煜)이 초라한 내 집으로 찾아와 그 일에 대한 서문을 지어 첫 부분을 장식해주길 요청하였다.
아, 나도 올해 또한 회갑이 되는 사람이지만, 이미 병으로 피폐한데다 또 홀로 곤궁하게 지내고 있으니, 덕과 복이 있는 집안사람과 비교하면 그 운수가 미치지 못함이 어찌 30리 뿐이겠으며, 옥돌 잔에 들어있는 술과 질항아리에 담긴 평범한 음식을 어찌 바꿀 수 있겠는가. 이에 감히 병을 무릅쓰고 글을 지어 부럽게 여기는 뜻을 담아 보내고, 또 같은 세상을 함께한 동경(同庚 동갑(同甲))으로 인생의 막바지에 만나 그리워하는 마음을 부칠 따름이다.
禮洞老人壽筵詩輯序
人生六十。古人謂之下壽。然世降氣促。民多夭折。幸而至於此者。又多衰癃窮獨。索然無聊。蓋於人而得下壽者。未爲十之二。下壽焉而氣數無恙者。又未爲五之一所謂陽一而陰二。吉少而凶多者。乃理勢之使然也。余聞禮洞河君舊甲晬日。在於今春。而行壽老之宴者。有日矣。家溫身康。內而偕老。外而無故。下而羣蘭倂茁。孫葉交映。其天餉之豊。在今衰叔而鮮見其比。未知何修而所享若是。聞其胤子海秀。服勤致養。以孝著聞。縮衣節食。以賙貧乏。其所以致祥受福。亦可卽此而驗其一端矣。鄕閭相慶。朋友聚賀。歌詠酬唱。積爲卷軸。其年秋。抱孫性煜過敝廬。請序其事以弁其端。嗚呼。余於今年。亦爲回甲人矣。而旣病廢矣。又窮獨矣回視德門福家。其氣數之不相及。奚啻三十里哉。瑟瓚黃流。瓦缶褻味。蓋不可易也。玆敢力疾行墨。以酬歆艶之意。又以寄倂世同庚戀戀覯降之思云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