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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신재집 권13
  • 서(序)
  • 욕천으로 돌아가는 최군 자옥에게 써 준 서문(贈崔君子玉歸浴川序)

일신재집(日新齋集) / 일신재집 권13 / 서(序)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13.0002.TXT.0023
욕천으로 돌아가는 최군 자옥에게 써 준 서문
공자가 말하기를, "싹을 틔웠으되 꽃을 피우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꽃을 피웠으되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주 123)라고 하였다. 무릇 밭에 엎드려 힘써 두둑을 만드는 것은 장차 그 열매를 거두기 위해서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전의 공력이 어찌 아깝지 않겠는가.
나는 젊었을 때부터 머리가 하얗게 센 나이에 이르기까지 분분하게 더불어 종유(從遊)한 사람이 많지 않았다고 할 수 없는데, 젊을 시절에는 재주가 화려하여 첫걸음을 뗄 때에 가망이 없지 않아서 싹이 막 돋아나듯 활기차고, 꽃이 막 피어나듯 빛났지만, 마지막 성취함에 이르러서는 열매를 맺지 못했다는 탄식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이 열에 한두 명도 없음을 보았으니, 매번 이것을 생각할 때마다 진실로 개탄스러움을 느낀다.
지금 자옥(子玉)은 젊은 나이로 학문에 뜻을 두었으니, 또한 이미 싹은 틔웠고, 또 앞으로 꽃을 피울 것이니, 힘쓰고 힘써 결실까지 거두어서 가을날의 피에게 비웃음을 받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머리가 하얗게 센 나이에 멀리 전별하며 줄 만한 것이 없기에 삼가 이 글을 써서 나의 마음을 부친다.
주석 123)싹을……있다
《논어》 〈자한(子罕)〉에 보인다.
贈崔君子玉歸浴川序
孔子曰。苖而不秀者有矣夫。秀而不實者有矣夫。夫服田力畝。將以收其實也。不然。前功豈不可惜乎。余自小少。至于白首紛如。而所與遊從。不爲不多矣。見其少年才華。初程步趨。非無可望。藹然如苖之方茁。燁然如秀之方華。及其究竟所就。而得免於不實之歎者。十無一二焉。每念之。良覺慨然。今子玉少年志學。亦已苖矣。又將秀矣。勉之勉之。以收其實。無爲稊稗之秋所笑也。白首遠別。無以爲贈。謹書此而寄情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