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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신재집 권13
  • 서(序)
  • 《경주김씨가승》 서문(慶州金氏家乘序)

일신재집(日新齋集) / 일신재집 권13 / 서(序)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13.0002.TXT.0022
《경주김씨가승》 서문
보첩(譜牒)은 선계(先系)를 밝히고, 종족(宗族)을 거두기 위한 것이다. 선계를 밝히면 효성스럽고 공경스러운 마음이 생겨날 것이고, 종족을 거두면 친밀하고 화목한 의리가 행해질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보첩을 편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성(姓)이 같은 모든 종족을 통합하여 합보(合譜)를 만드는 것은 한 집안의 힘만으로는 의론하여 행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 그만둘 수 없다면 행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가승(家乘)뿐이다. 가승은 친족이 가까워 뒤섞이는 폐단이 없고, 기록이 간략하여 모호해지는 염려가 없다. 더욱이 가까운 종족으로부터 먼 종족까지 미쳐간다면 종국에는 통합하여 합보를 만들 날이 없을 줄 어찌 알겠는가.
김생(金生) 영희(泳喜)가 가승 한 책을 옷소매에서 꺼내 보여주면서 서문을 써 달라고 요청하였다. 김생의 가문은 예로부터 벼슬을 지냈는데, 객지에서 떠돌며 산 것이 4, 5대가 되면서 외롭고 고단한 정경이 무어라 형용하기 어려울 정도였음에도 오히려 학문에 마음을 두고 가문을 계승할 계책을 생각하였으니, 그 뜻이 진실로 우연히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아, 선계를 밝혀 효성스럽고 공경스러운 마음을 어느 때든 잊어버리지 않게 하려면 한마디 말을 하고 한 걸음 발을 내딛는 것을 어찌 삼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학문하는 방법과 선조의 유업을 계승하는 방도가 거의 이러한 일에 가까울 것이니, 힘써야 할 것이다.
慶州金氏家乘序
譜者。所以明先系而收宗族。明先系則孝敬之心。生收宗族。則敦睦之義行。此譜牒之不可以不修者也。然通姓合譜。非一家之力所可議爲。無已則其惟家乘乎。近而無殽雜之敝。簡而無糢糊之慮。況由親及疎。安知終無會通之日耶。金生泳喜。袖示其家乘一冊。因請弁卷之文。蓋金生以簪縷舊族。流離客土。爲四五世矣。零丁孤苦。情景難狀。而猶能留心學問。思爲門戶繼述之策。其志。誠不偶爾。嗚呼。明乎先系。而使孝敬之心無時失忘。則一出言一擧足。何所不謹哉。學問之方。繼述之道。此其幾矣。勉乎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