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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신재집(日新齋集)
  • 일신재집 권13
  • 서(序)
  • 《만희집》 부록의 서문(晩羲集附錄序)

일신재집(日新齋集) / 일신재집 권13 / 서(序)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13.0002.TXT.0008
《만희집》주 86) 부록의 서문
정씨(程氏)는 중앙에서 활동하고, 영중(瑩仲)은 남동부에서 생장하여 서로의 거리가 먼데도 오히려 〈책심문(責沈文)〉을 지어 자신을 꾸짖었는데주 87), 나는 같은 고을에 거주하고 있음에도 한 번도 만희(晩羲) 선생의 문하로 나아가 뵙지 못했으니, 만약 형중의 입장에서 본다면 어찌 단지 자신을 꾸짖었을 뿐이겠는가.
아, 선생이 세상을 떠났을 때가 바로 내가 성동(成童 15세)이 될 무렵이었다. 내가 어린아이였을 때에 선생의 이름을 알았고, 장난치며 뛰어다녔을 때에 선생에 대한 풍문을 들어서 찾아뵙고 싶은 마음이 가슴속에 가득할 뿐만이 아니었지만, 나이가 어리고 몸이 허약하며 질병이 많아서 평소의 생활을 답습한 채 세월만 보내고 말았으니, 어찌 삼성(參星)과 진성(軫星)주 88)처럼 서로 마주하지 못하고, 제비와 기러기처럼 서로 만나지 못하는 것이 이와 같을 줄 알았겠는가. 그러나 큰 종은 두드림이 끝나도 공기 중에 남아 있는 소리는 여전히 멀리 퍼지고, 사방을 비추는 촛불은 불이 꺼져도 심지에 남아 있는 불빛은 여전히 오래 탄다. 마을의 장로와 당시 문하에 있던 선비들을 따라 좇으면서 선생께서 주신 가르침을 받는 것이 또한 어찌 매우 얕겠는가.
선생의 족손(族孫)인 재경(在慶)이 유고를 편집하고 목판에 새겨 간행하니, 이는 진실로 사림(士林)의 다행스런 일이다. 내가 변변찮은 식견으로 진실로 감히 이 일에 참여하여 들을 수 없지만, 평소의 뜻으로 헤아려보건대 또 한마디 말을 하여 우러러 사모하는 정성스런 마음을 기록하지 않을 수 없을 따름이다.
주석 86)만희집부록
《만희집(晩羲集)》은 화순 능주 출신의 조선 후기 학자 양진영(梁進永, 1788~1860)의 문집이고, 부록은 저자에 관한 자료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12권, 부록 2권, 합 14권 6책이다. 1895년에 후손 재경(在慶)이 목활자본으로 간행하였다. 권두에 기우만(奇宇萬)과 이건창(李建昌)의 서문이 있고, 권말에 성대영(成大永)·안철환(安澈煥)·재경 등의 발문이 있다.
주석 87)정씨(程氏)는……꾸짖었는데
정씨(程氏)는 북송의 유학자인 정호(程顥)로, 낙양(洛陽) 사람이고, 영중(瑩仲)은 북송의 유학자인 진관(陳瓘, 1057~1122)으로, 사현(沙縣) 사람이다. 진영중이 당대의 대학자인 명도(明道) 정호를 몰라보고 범순부(范淳夫)에게 물은 일을 부끄럽게 여겨, 공자가 어떠한 사람인지 몰라서 자로에게 물은 초나라 섭현의 심저량(沈諸梁)의 고사에 견주어 자신을 책하는 내용의 〈책심문((責沈文)〉을 지었다고 한다. 《書言故事》
주석 88)삼성(參星)과 진성(軫星)
28수(宿) 가운데 하나로, 삼성은 서방에 있고, 진성은 남방에 있다.
晩羲集附錄序
程氏作於中土。瑩仲生長東南。相去遠矣。而猶作責沈文以自訟焉。義林居在同鄕。一未造謁於晩羲先生之門。若以瑩仲視之。則豈但自訟而已哉。嗚呼。先生卽世之日。卽義林成童左右歲也。孩提知名。遊戱聞風。不啻充然于中。而稚弱多疾。居常因循。豈知參軫不相待。蕪鴻不相及。有若是哉。然洪鍾罷叩。遺音尙遠。旁燭斂照餘輝猶久。其所以從逐於鄕里長老當日及門士。而受先生之賜。又豈淺淺哉。先生族孫在慶。編輯遺稿。鋟繡棗梨。誠士林之幸也。余以無狀。固不敢與聞於斯役。而揆以平素之意。又不可無一言以志慕仰之誠云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