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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신재집(日新齋集)
  • 일신재집 권13
  • 서(序)
  • 《지남유고》 서문(芝南遺稿序)

일신재집(日新齋集) / 일신재집 권13 / 서(序)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13.0002.TXT.0007
《지남유고》 서문
이 책은 고(故) 처사(處士) 지남공(池南公)의 유고(遺稿)이다.주 84) 공은 일찍부터 세상을 다스리고 백성을 구제할 뜻을 품었으나 끝내 그럴 기회를 만나지 못하자 머리가 하얗게 세도록 경학을 궁구하여 의로운 행실이 드높았다. 공이 세상을 떠나고 10여 년 뒤에 맏아들 승우(承愚)주 85)가 유묵(遺墨)을 수습해 적은 분량의 책을 만들고서 아우 승일(承一)을 보내 욕되게도 나에게 현안(玄晏 서문)을 부탁하였다.
아, 부모님이 직접 심고 가꾸어 손때가 묻어 있는 뽕나무와 가래나무조차도 감히 함부로 대하지 못하고, 부모님이 사용하여 입 기운이 남아있는 그릇과 잔으로는 물도 마시지 않는데, 하물며 이 유고는 부친의 정신과 마음이 담겨있고, 생각과 가르침이 남아있는 것이니, 효성스럽고 자애로운 자손이 진귀한 보물처럼 보호하고 소장하는 마음이 어떠하겠는가. 어버이를 여의고 외롭게 지내면서 음성과 모습이 더욱 멀어진 날에 미칠 수 없는 부모에 대한 끝없는 슬픔을 위로하고, 마치 보이는 듯, 살아계시는 듯 느껴지는 정을 담을 수 있는 것으로 이보다 나은 것이 있지 않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옛사람이 사당에 어버이의 글을 소장하고, 제사에 어버이의 가르침을 진설했던 것이 이런 뜻이 아니었겠는가. 그러나 이 유고는 권질(卷帙)이 간략하여 번다하지 않고, 문체가 질박하여 화려하지 않지만, 그 속에 담겨 있는 말과 뜻은 진실한 마음에서 편편이 나오지 않은 것이 없다. 그래서 단지 한 집안의 자손들만이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는 바탕이 될 뿐만이 아니니, 돌아가서 사우(士友)들과 함께 해야 할 것이다.
주석 84)이…… 유고(遺稿)이다
처사(處士) 지남공(池南公)은 이지호(李贄鎬, 1836~1892)로, 지남은 그의 호이다. 광주 이씨이고, 자는 동현(東賢)이며, 광산(光山)에서 태어났다. 유고(遺稿)는 《지남집(芝南集)》을 말한다. 서문은 정의림(鄭義林)이 썼고, 발문은 윤자현(尹滋鉉)과 정시림(鄭時林)이 썼다. 아들 승우(承愚)가 1967년에 간행하였다. 11권 1책으로 구성되어 있고, 목활자본이다. 《광주광역시 서구문화원 http : //gjsgcc.or.kr 검색일 : 2022. 3. 7.》
주석 85)승우(承愚)
1855~1919. 화순 출신으로, 일신재(日新齋) 정의림(鄭義林)의 문하에서 수학하였다.
芝南遺稿序
此故處士芝南李公遺稿也。公夙抱經濟。終不見遇。而白首窮經。行義偉然。及其歿而後十餘年。胤子承愚。收拾遺墨。爲若干編。伻其弟承一。辱有玄晏之托。嗚呼。桑梓手澤之所經。而不敢慢焉。杯圈口澤之所存。而不能飮焉。況此精神心術之所寓。謨訓之所貽。而孝子慈孫寶護珍藏之心。爲何如耶。在風樹孤露。音容愈遠之日。所以慰靡逮網極之痛。而寓如見如在之情者。不可謂不在於此矣。古人之廟藏其書。祭設其訓。非此意耶。然是稿也。卷帙簡而不繁。文體質而不華。其立言命意。無非自赤際中片片出來。不但爲一家子孫寓慕之資而已。歸而與士友共之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