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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신재집 권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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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자 헌규가 친영할 때의 초사(孫兒憲圭親迎時醮辭)

일신재집(日新齋集) / 일신재집 권13 / 잡저(雜著)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13.0001.TXT.0028
손자 헌규가 친영할 때의 초사
"가서 너를 도울 부인을 맞이하여 우리 종묘의 일을 잇고, 힘써 공경으로 이끌어라. 그렇게 하면 떳떳함이 있을 것이다."주 56)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옛사람이 초자(醮子)주 57) 때에 하는 말이고, "힘써서 공경으로 이끌어라."라는 네 글자에 무한한 의리가 담겨있으니, 너는 알고 있느냐?
공경은 일신의 바탕이며, 만 가지 선의 근본이니,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일상생활의 온갖 말과 행동이 이것을 말미암지 않고 행할 수 있는 자가 없는데, 하물며 천륜의 큰 벼리가 되는 부부(夫婦)에 있어서야 더 말할 나위가 있겠느냐. 부부는 군자의 도가 시작되는 단서이고, 친영(親迎)은 부부의 도가 시작되는 단서인데, 전자에 태만하고 후자에 공경하는 것은 형세상 반드시 행하기 어렵고, 시작이 없이 끝이 있는 것은 이치상 있을 수 없으니, 네가 몸을 닦고 집안을 화목하게 하며, 앞으로 과정의 잘잘못이 여기에서 시작될 것이다.
《주역ㆍ가인(家人)》의 〈단전(彖傳)〉에서 말하기를,  "남자와 여자의 바름이 천지의 대의(大義)이다."라고 하였고, 그 〈상구(上九)〉에서 이르기를, "믿음과 위엄이 있으니, 끝내 길하다."라고 하였으며, 〈상전(象傳)〉에서 이르기를, "위엄이 있으면 길하다는 것은 자신을 반성하는 것을 말한다."라고 하였다. 이른바 위엄이라는 것은 가혹하고 각박하며 분노하고 사나운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마음을 세우고 자신을 단속하여 말을 함부로 내뱉지 않고 행동을 망령되이 하지 않으며, 화순(和順)하고 경외(敬畏)하는 뜻을 보존하고, 태만하고 업신여기는 습관을 경계하여 평소의 행위에 한 터럭만큼도 남에게 비난을 받는 일이 없게 하는 것이 이것이다. 이른바 힘써 공경으로 이끈다는 것도 이러한 뜻이 아니겠는가. 너는 힘써야 할 것이다.
주석 56)가서……것이다
《가례》 〈혼례(昏禮)〉에 나오는 말이다.
주석 57)초자(醮子)
관례(冠禮)나 혼례(婚禮)에서 부모나 어른이 당사자인 아들에게 술을 따라 주는 의식인 초자례(醮子禮)를 말한다.
孫兒憲圭親迎時醮辭
往迎爾相。承我宗事。勉率以敬。若則有常。此古人醮子之辭也。而勉率以敬四字。有無限義理。汝知之乎。敬者一身之基。萬善之本。人生日用凡百云爲。未有不由此而能行之者。況夫婦之爲天倫大綱乎。夫婦者君子之道所以造端也。親迎者。夫婦之道所以造端也。慢於前而敬於後。勢必難行。無其始而有其終。理所未有。汝之修身宜家。前程得失。權輿於此。易家人之彖曰。男女正。天地之大義也。其上九曰。有孚威如。終吉。象曰。威如之吉。反身之謂也。所謂威如。非苛刻忿厲之謂也。只是立心飭躬。言不忘發。行不忘作。存和順恭畏之意。戒惰慢褻狎之習。使平日所爲。無一毫見非於人是也。所謂勉率以敬。亦非此意也耶。汝其勉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