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화콘텐츠
  • 특화콘텐츠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일신재집 권13
  • 잡저(雜著)
  • 문자성에게 써 주다(書贈文子惺)

일신재집(日新齋集) / 일신재집 권13 / 잡저(雜著)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13.0001.TXT.0022
문자성에게 써 주다
《주역》에 이르기를, "산 위에 물이 있는 것이 건(蹇)이니, 군자가 이를 본받아 자기 몸에 돌이켜 덕을 닦는다."주 45)라고 하였다. 무릇 자기 몸에 돌이켜 덕을 닦는 것은 학자가 평소에 하는 공부인데, 〈건괘〉에서 특별히 말한 것은 어째서이겠는가?
대체로 험난함을 보면 멈추니, 이미 시세(時勢)에 의해 큰일을 할 수 없다면 힘쓸 수 있는 것은 자기의 덕이다. 더욱이 변란에 처하는 것이 평상시에 처하는 것보다 어렵고, 험난함을 밟아 나가는 것이 순탄함을 밟아 나가는 것보다 어려움에랴. 진실로 자기 몸에 돌이켜 덕을 닦아 평소의 수양에 안정됨이 있지 않다면 바람이 드세고 우레가 거듭 쳐서 세상이 전도되고 앞날을 헤아리기 어려운 때에 어떻게 그 향하는 바가 미혹되지 않고 지키는 바를 잃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그 덕을 닦는 것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앎에 이르고 경(敬)에 처한다고 말하는 것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앎에 이르면 의리가 날로 더욱 밝아지고, 경에 처하면 지기(志氣)가 날로 더욱 견고해질 것이다. 의리가 이미 밝아지고, 의리가 이미 견고해졌다면 천상천하에 남해(南海)든 북해(北海)든 어느 곳에 들어간다 한들 자득하지 않음이 없을 것이니, 힘쓰게나.
주석 45)산……닦는다
《주역》 〈건괘(蹇卦) 상전(象傳)〉에 보인다.
書贈文子惺
易曰。山上有水蹇。君子以反身修德。夫反身修德。學者平日功夫。而乃於蹇特言之何耶。蓋見險而止。旣不得有爲於時。則所可勉者。己之德。況處變難於處常。履險難於履順。苟非反身修德。素養有定。則在疾風洊雷顚倒難測之日。何以不迷其所向。不喪其所守哉。然則其修德也。將如何。亦不過曰致知居敬而已。致知則義理日益昭明。居敬則志氣日益堅定。義理旣昭明。志氣旣堅定。則天上天下南海北海。將無入而不自得焉。勉乎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