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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생 원경의 자설(李生元敬字說)

일신재집(日新齋集) / 일신재집 권13 / 잡저(雜著)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13.0001.TXT.0019
이생 원경의 자설
이생(李生) 기일(基一)이 원경(元敬)을 표덕(表德 자(字))으로 삼았으니, 내가 일찍이 명명해 준 것이다. 하루는 그에 대한 설(說)을 지어 줄 것을 청하기에 그가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의지할 곳이 없음에도 오히려 학문에 힘쓰고자 하는 뜻을 잊지 않는 것을 가엾게 여겨 삼가 '일(一)'에 부응하는 말을 들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지어 보낸다.
아, '일'의 뜻은 한 가지가 아니다. 순수하여 섞임이 없는 것을 '일'이라고 이르니, 겨우 털끝만큼이라도 사사로움이나 망령됨이 있다면 '일'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시종일관 간단(間斷)이 없는 것을 '일'이라고 이르니, 겨우 눈을 한 번 깜박이거나 숨을 한 번 쉬는 짧은 시간이라도 간단함이 있으면 '일'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빠뜨린 것 없이 모두 갖추고 있는 것을 '일'이라고 이르니, 만 가지 선 가운데에 한 가지 선이라도 갖추지 않으면 '일'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천지조화의 근원이며, 성신(聖神)이 신묘하게 작용하는 본원이다. 그러나 이것을 이루고 이것을 체득하게 하는 것은 오직 '경(敬)'일 뿐이다. '경'은 '주일(主一)'의 뜻이니, 두 가지 일로 마음을 둘로 나누지 않고, 세 가지 일로 마음을 셋으로 나누지 말아서 오직 마음을 전일하게 하여 만 가지 변화를 살펴보는 것주 39)을 '경'이라 이른 것이 아니겠는가. 정자(程子)가 말하기를, "외면을 가지런히 하고 엄숙하게 갖기만 하면 마음이 전일하게 된다."주 40)라고 하였다. 외면을 가지런히 하고 엄숙하게 하는 것이 학자에게 주일(主一)의 시작이 되니, 여기에 힘써야 할 것이다.
주석 39)두……것
주희(朱熹)의 〈경재잠(敬齋箴)〉 제6장에 "두 가지 일로 마음을 둘로 나누지 않고 세 가지 일로 마음을 셋으로 나누지 말아서 오직 마음을 전일하게 하여 만 가지 변화를 살펴보라.[弗貳以二, 弗參以三, 惟心惟一, 萬變是監.]"라는 구절이 보인다.
주석 40)외면을……된다
정이천(程伊川)이 제시한 수양법으로, 《근사록(近思錄)》 4권에 보인다.
李生元敬字說
李生基一表德元敬。余嘗所命也。一日請爲其說。哀其早孤靡依。猶不忘勉學之志。謹擧一副語。以效其一分之助。嗚呼。一之義不一。純粹無雜之謂一。以爲纔有纖毫私妄。便不是一也。終始無間之謂一。以爲纔有瞬息間斷。便不是一也。該括無遺之謂一。以爲萬善之中。一善未備。便不是一也。此是天地造化之原。聖神妙用之本。然其所以致此而體此者。其惟敬乎。敬者主一之義也。不二以二。不三以三。惟心惟一。萬變是監。非敬之謂耶。程子曰。纔整齊嚴肅。則心便一。整齊嚴肅。是學者主一之始也。勉之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