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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우언의 자설(金禹言字說)

일신재집(日新齋集) / 일신재집 권13 / 잡저(雜著)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13.0001.TXT.0017
김우언의 자설
《서경》에 이르기를, "우 임금은 훌륭한 말에 절하였다."주 38)라고 하였는데, 대우(大禹)는 성인이니, 마땅히 모르는 것이 없고 잘하지 못하는 것이 없음에도 도리어 자신을 굽히고 가르침을 받아들이는 것이 이처럼 급하게 했던 것인가. 모르는 것이 없음에도 오직 모르는 것이 있을까 염려하고, 잘하지 못한 것이 없음에도 오직 잘하지 못하는 것이 있을까 걱정하였으니, 이것이 우 임금이 우 임금이 될 수 있었던 이유이다. 아, 성인이 절을 하였으니, 평범한 사람들의 경우에는 백 번 천 번 절을 하더라도 오히려 부족하게 여겨야 한다.
동해는 낮은 곳에 처했기 때문에 모든 강이 그곳으로 귀의하고, 거울은 비어있기 때문에 온갖 형상이 그곳에 잠긴다. 지금 두(斗)와 소(筲)만 한 적은 도량과 대통과 표주박만한 좁은 식견으로 우쭐거리며 스스로 만족해하고 으쓱거리며 스스로를 현명하다고 여기는 것은 선함과 선하지 않음에 과연 어떠하겠는가? 바라건대, 우언(禹言)은 낮은 동해처럼 겸양하고 비어있는 거울처럼 맑게 깨어 있어 천하의 일에 통달해서 마음으로 이해하고 몸으로 체득하여 덕이 오래되고 업적이 크게 되는 데에 이르다면 거의 아름답게 지어준 표덕(表德 자(字))의 뜻을 어기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주석 38)우 임금……절하였다
《서경》 〈고요모(皐陶謨)〉에 보인다.
金禹言字說
書曰。禹拜昌言。大禹聖人也。宜其無所不知。無所不能。而乃能屈己納誨。若是其急耶。無所不知。而惟恐其有所不知。無所不能。而惟恐其有所不能。此禹之所以爲禹也。嗚呼。聖人拜之。至於衆人。當百拜千拜而猶爲不足也。東海以其下之。故萬流歸之。寶鑑以其虛也。故萬象涵焉。今以斗筲之量。管蠡之見。沾沾自足。訑訑自多者。其於善不善。果何如也。願禹言謙謙如東海之下。惺惺如寶鑑之虛。以通天下之故。會之於心。體之於身。以至德久而業大。則庶有以不咈乎表德嘉錫之義云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