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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옥의 자설(士沃字說)

일신재집(日新齋集) / 일신재집 권13 / 잡저(雜著)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13.0001.TXT.0014
사옥의 자설
계옥(啓沃)은 고종(高宗)이 부열(傅說)에게 명한 말인데주 33), 지금 군이 '계(啓)'로 이름을 삼고, '옥(沃)'으로 자(字)를 삼았으니, '계옥' 두 글자는 군이 평생 짊어지고 가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계옥할 바를 깊이 생각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사자(四子)와 육경(六經)주 34)은 나의 마음을 계옥하는 요법 아닌 것이 없으니, 자신의 마음을 계옥하지도 못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계옥하게 할 수 있는 자가 있겠는가. 거칠고 번거로운 일을 싫어하는 것은 나의 마음을 계옥하는 방법이 아니고, 지리멸렬하고 맛을 잃어버리는 것은 나의 마음을 계옥하는 방법이 아니니, 반드시 글자에서 그 뜻을 구하고 구절에서 그 뜻을 구하여 마음으로 이해하고 몸으로 체득하여 장중함과 공경함으로 보존하고, 젖어들고 노님으로 기른다면 이것이 나의 마음을 계옥하는 것에 거의 괜찮을 것이고, 앞으로 어떤 일을 만날 때에도 계옥하는 직임을 담당하여 장맛비로 삼게 하고 배와 노로 삼게 하는 것주 35)이 옛날에만 아름다움을 독차지하게 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주석 33)계옥(啓沃)은……말인데
계옥은 정성을 다 바쳐 임금을 인도하며 보좌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은(殷)나라 고종이 부열을 재상으로 삼고 "그대의 마음을 열어 내 마음에 대도록 하라.[啓乃心, 沃朕心.]"라고 말한 데서 유래한 말이다. 《書經 說命上》
주석 34)사자(四子)와 육경(六經)
사자는 사자서(四子書)의 준말로, 공자(孔子), 증자(曾子), 자사(子思), 맹자의 언행에 관계된 《논어》, 《대학》, 《중용》, 《맹자》를 가리키고, 육경은 유가(儒家)의 경전인 《시경》, 《서경》, 《주역》, 《예기(禮記)》, 《악기(樂記)》, 《춘추(春秋)》를 이른다.
주석 35)장맛비로……것
은나라 고종이 부열에게 이르기를, "내가 만일 큰 냇물을 건넌다면 그대를 배와 노로 삼을 것이며, 만일 큰 가뭄이 들면 그대를 장맛비로 삼을 것이다.[若濟巨川, 用汝作舟楫; 若歲大旱, 用汝作霖雨.]"라고 한데서 유래한 말이다. 《書經 說命上》
士沃字說
啓沃。是高宗命說之辭也。今君啓以名之。沃以字之。啓沃二字。是君平生所擔負也。然則可不深思其所以啓沃者哉。四子六經。無非啓沃吾心之要。不啓沃吾心。而能啓沃人之心者。有之乎。鹵莽厭煩。非所以啓沃吾心也。滅裂忘味。非所以啓沃吾心也。必須字求其義。句求其義。會之於心。體之於身。莊敬以存之。涵游以養之。則此其啓沃吾心者。庶乎其可。而前頭際遇。亦可以擔當啓沃之任。使霖雨舟楫。不至專美於古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