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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사앙의 자설(安士仰字說)

일신재집(日新齋集) / 일신재집 권13 / 잡저(雜著)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13.0001.TXT.0013
안사앙의 자설
부류에서 뛰어나면 부류에서 반드시 종주로 여길 것이고, 무리에서 빼어나면 무리에서 반드시 종주로 여길 것이니, 넓고 큰 바다는 길바닥이나 마소의 발굽 자리에 고인 물이 종주로 여기는 바이고, 드높은 산악은 땅강아지나 개미가 쌓은 언덕과 제방들이 종주로 여기는 바이다. 무릇 사물의 정상(情狀)이란 낮은 것은 능멸하고, 평이한 것은 기어오르며, 종주로 여기는 것은 우러러보니, 감히 능멸하지도 못하며, 감히 기어오르지도 못하고 큰 바다나 높은 산악처럼 우러러보는 사람은 오직 현철(賢哲)한 사람만이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안씨(安氏)의 자손 종섭(宗燮)이 무상(舞象)주 32)의 나이에 이르러 관례를 치르고 표덕(表德 자(字))을 무엇으로 할지 묻자, "사앙(士仰)"이라 명명하였으니, '종(宗)'이나 '앙'이라 하는 것은 짊어진 뜻이 가볍지 않다. 아, 천지와 함께 참여하는 몸과 성인과 같은 본성으로 2등의 사람이 되거나 시골 사람이 되려고 하는 것은 스스로를 포기한 것이다. 바라건대 사앙은 안목을 크게 가지고 발을 높이 딛고서 힘써 천하에 1등의 사람이 되어서 천하 사람들로 하여금 큰 바다나 높은 산악처럼 우러러보게 해야 할 것이다. 처음 성인이 되고 자를 명명한 때가 바로 만 리 길의 첫걸음을 떼는 날이니, 힘쓰고 힘쓰게나.
주석 32)무상(舞象)
15세 이상의 나이를 말한다. 《예기》 〈내칙(內則)〉에 "열세 살이 되면 음악을 배우고 시(詩)를 외우며, 작시(勺詩)에 맞춰 춤을 춘다. 성동(成童)이 되면 상시(象詩)에 맞춰 춤을 추며, 활쏘기와 말 타기를 배운다.[十有三年學樂誦詩, 舞勺, 成童舞象, 學射御.]"라고 하였는데, 정현(鄭玄)의 주에 "성동은 15세 이상이다.[成童, 十五以上.]"라고 하였다.
安士仰字說
出乎其類。類必宗之。拔乎其萃。萃必宗之。滄溟者。行潦蹄涔之所宗也。喬嶽者。坵垤坏螻之所宗也。凡物之情。卑者陵之。平者攀之。宗者仰之。惟不敢陵不敢攀。而仰之如滄溟喬嶽者。其惟人之賢哲乎。安氏子宗燮。年至舞象禮加突弁。表德維何。命曰。士仰。曰宗。曰仰。擔負不輕。嗚呼。以天地與參之身。聖人與同之性。要做第二等。是自棄也。未免鄕人。是自暴也。願士仰大着眼目。高着脚跟。勉做天下一等人。使天下人仰之若滄溟喬嶽也。成人之初。命名之始。正是萬里發軔之日。勉之勉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