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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신재집 권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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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경백의 자설(安慶伯字說)

일신재집(日新齋集) / 일신재집 권13 / 잡저(雜著)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13.0001.TXT.0012
안경백의 자설
천하 사람들의 마음은 복(福)을 좋아하고 화(禍)를 싫어하며, 길함을 좇고 흉함을 피하지 않음이 없다. 그러나 복을 받는 자는 항상 적고, 화를 당하는 자는 항상 많으며, 길한 사람은 항상 적고, 흉한 사람은 항상 많으니, 그 까닭이 어디에 있는가? 《주역》에 이르기를, "선을 쌓은 집안에는 반드시 남은 경사가 있고, 불선을 쌓은 집안에는 반드시 남은 재앙이 있다."주 31) 하였으니, 선과 불선이 바로 화복과 길흉이 있는 곳이다. 선을 버리면서 복을 구하거나 악을 행하면서 화를 피한다면, 이것은 뒤로 걸으면서 앞으로 나아가기를 구하고, 아래에 있으면서 습한 것을 싫어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안생(安生) 창섭(昌燮)이 경백(慶伯)으로 자(字)를 삼았는데, 그 뜻을 취함이 일찍이 복과 경사가 창대함을 사모할 만하다고 여기지 않은 적이 없어서일 것이다. 그러나 선을 행하고 악을 버리는 것은 천명의 자연스런 이치이며, 인사의 당연한 법칙이니, 본디 화복을 위해 취하거나 버리는 것이 아니다. 이 때문에 군자의 마음은 화와 복을 계산하고 비교하는 사사로움에서 벗어나 오직 천명을 받들고 하늘의 법칙을 따르며, 나의 법을 행하고 나의 직분을 다할 것만을 알 뿐이니, 이것을 보존하면 편안하고, 이것을 따르면 여유로워진다. 이는 필연적인 이치이며, 복과 경사를 구하지 않아도 복과 경사가 저절로 이르러 올 것이니, 경백은 힘쓰기를 바란다.
주석 31)선을……있다
〈곤괘(坤卦) 문언(文言)〉에 보인다.
安慶伯字說
天下之情。莫不好福而惡禍趨吉而避凶。然福者常少。而禍者常多。吉者常寡。而凶者常衆。其故何居。易曰。積善之家。必有餘慶。積不善之家。必有餘殃。善與不善。卽禍福吉凶之所在也。捨善而求福。爲惡而避禍。則是何異於却行而求前。居下而惡濕乎。安生昌燮字以慶伯。其取意未嘗不以福慶昌大爲可慕也然爲善去惡是天命自然之理。人事當然之則。本非爲禍福而取舍者也。是以君子之心。脫然於禍福計較之私。而惟知奉天命。循天則。行吾法。盡吾職而已。存之則安。順之則裕。此必然之理也。不求福慶而福慶自至。願慶伯勉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