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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신재집 권13
  • 잡저(雜著)
  • 이사온의 자설(李士溫字說)

일신재집(日新齋集) / 일신재집 권13 / 잡저(雜著)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13.0001.TXT.0011
이사온의 자설
이씨(李氏)의 아들 기휴(基休)가 관례를 치른 지 이미 오래되었는데, 어느 날 나에게 표덕(表德 자(字))을 물었다. 내가 삼가 생각건대, 천하의 사물은 기본을 먼저 세우지 않으면 용도를 베풀 곳이 없게 된다. 이 때문에 백색은 다섯 가지 채색의 기본이 되고, 단맛은 다섯 가지 맛의 기본이 되며, 씨를 뿌리는 것은 수확의 기본이 되고, 집터를 마련하는 것은 집을 짓는 기본이 된다.
《시경》에 이르기를, "온후하고 온후하여 공손한 사람은 덕의 기본이 된다."주 27)라고 하였다. 온후하고 온후하다는 것은 또한 덕에 나아가는 기본이 되는데, 천지의 큰 덕을 '생(生)'이라 하고, 성인의 큰 덕을 '인(仁)'이라 하니, '생'과 '인'은 단지 온후한 뜻이다. 만약 항상 마음속에 있는 온후한 뜻을 보존할 수 있다면 드러날 때에 이르러 자연히 드러날 것이고, 강단(剛斷)할 때에 이르러 자연히 강단할 것이며, 수렴할 때에 이르러 자연히 수렴할 것이다. 그러므로 〈순전(舜典)〉에 이르길, "온후하고 공손하고 성실하고 독실하시다."주 28)라고 하였고, 《노론(魯論 논어(論語))》에 이르기를, "온후하고 어질고 공손하고 검소하고 겸양하셨다."주 29)라고 하였다. 또 말하기를, "온후하면서도 엄숙하셨다."주 30)라고 하였으며, 〈상송(商頌)〉에 이르기를, "아침저녁으로 온후하고 공손하여 일을 집행함에 정성스럽게 하였다."라고 하였다.
예로부터 성인의 도를 칭송하여 서술한 자는 온후함을 우선으로 삼지 않은 적이 없었으니, 온후함이 덕의 기본이 되는 것이 분명하지 않는가. 내가 특별히 '온후하다'는 글자를 들어 기휴를 위해 자로 삼았으니, 사온은 힘쓰기를 바란다.
주석 27)온순하고……된다
〈대아(大雅) 억(抑)〉에 보인다.
주석 28)온화하고……독실하시다
순 임금의 덕을 표현한 말이다.
주석 29)온순하고……겸양하셨다
자공(子貢)이 공자의 덕을 형용한 말로, 《논어》 〈학이(學而)〉에 보인다.
주석 30)온화하면서도 엄숙하셨다
공자의 덕을 표현한 말로, 《논어》 〈술이(述而)〉에 보인다.
李士溫字說
李氏子基休冠已久矣。一日問其表德於予。予竊念天下之物。基不先立。用無所施。是以白者五采之基。甘者五味之基。播者肯穫之基。堂者肯構之基。詩曰。溫溫恭人。維德之基。溫溫者亦進德之基也。天地之大德曰生。聖人之大德曰仁。生也仁也。只是溫厚底意思。若常存得溫厚意思在這裏。到宣著時。自然會宣著。到剛斷時。自然會剛斷。到收斂時。自然會收斂。故舜典曰。溫恭允塞。魯論曰。溫良恭儉讓。又曰。溫而厲。商頌曰。溫恭朝夕。執事有恪。自古稱述聖人之道者。無不以溫爲先。溫爲德之基者。不其較如乎。予特擧溫字。爲基休字之。願士溫勉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