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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2
  • 잡저(雜著)
  • 안자용의 자에 대한 설(安子容字說)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2 / 잡저(雜著)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12.0001.TXT.0044
안자용의 자에 대한 설
《주역(周易)》에 이르기를, "말과 행동은 군자의 추기(樞機)이다."주 155)라고 하였다. 또 "말과 행동은 군자가 천지를 움직이는 도구이다."주 156)라고 하였다. 성현의 수많은 말은 비록 담긴 뜻이 다르고 과조(課條)도 가닥이 많지만, 요컨대 말과 행동이라는 두 가지 일을 벗어나지 않을 뿐이다. 그러나 참된 뜻을 드러내려면 반드시 먼저 문사(文辭)를 닦아야 하고 인(仁)을 추구하는 자는 반드시 먼저 말을 신중하게 해야 하니, 이 두 가지 일에서 공부의 선후를 또 알 수 있을 것이다.
안생 규삼(安生圭三)은 자(字)가 자용(子容)이다. 대체로 남용(南容)이 백규(白圭) 편을 세 번씩 되풀이했던 뜻주 157)을 취하여 말을 조심하는 데 매우 유의한 것이다. 그렇다면 학문을 시작하는 시기와 덕으로 들어가는 초기에 힘써야 할 것을 알아서 핵심을 깨달은 것이 어찌 아니겠는가. 옛사람이 학문을 할 때 또한 '불망어(不妄語)'에서 시작하는 경우주 158)가 있었는데, 부지런히 7년을 행하자 표리가 서로 호응하여 일마다 평온하였다. 자용(子容)은 날마다 이 사람을 본받아 자신의 명(名)과 자(字)를 저버리지 말기 바란다.
주석 155)말과……추기(樞機)이다
《주역》 계사전 상(繫辭傳上)에 보인다.
주석 156)말과……도구이다
《주역전의(周易傳義)》 권22 계사전 상(繫辭傳上)에 보인다.
주석 157)남용(南容)이……되풀이했던 뜻
《논어》 〈선진(先進)〉에 "남용이 백규의 글을 세 번씩 되풀이하여 읽거늘, 공자가 형의 딸을 그의 아내로 삼아 주었다."라는 내용이 있다.
주석 158)학문을…… 경우
《심경부주(心經附註)》 권2 〈성의장(誠意章)〉에 "유 충정공[유안세(劉安世)]이 사마 온공을 뵙고는 마음을 다하고 몸을 행하는 요점 중에 종신토록 행할 만한 것을 묻자, 공은 '성일 것이다.' 하고 대답하였다. 또다시 '이것을 행하려면 무엇을 먼저 해야 합니까?' 하고 묻자, 공은 '말을 함부로 하지 않음으로부터 시작하여야 한다.[劉忠定公見溫公, 問盡心行己之要, 可以終身行之者, 公曰其誠乎! 又問行之何先, 公曰自不妄語始.]"라고 하였다.
安子容字說
易曰。言行。君子之樞機。又曰。言行。君子之所以動天地。聖賢千言萬語。雖指意不同。課條多端。而要歸則不越乎言行兩端而已。然立其誠者。必先有以修其辭。求其仁者。必先有以訒其言。則於此兩端。而其工夫先後。又可知矣。安生圭三。表德子容。蓋取南容復圭之義。而深有意於謹言者也。此於爲學之初。入德之始。豈非知所務而得其要耶。古人爲學。亦有自不妄語始者。力行七年而表裏相應。隨事坦然。願子容日鑑于玆。毋負吾名與字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