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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2
  • 잡저(雜著)
  • 조중락에게 써서 주다(書贈趙仲洛)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2 / 잡저(雜著)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12.0001.TXT.0035
조중락에게 써서 주다
삼가 보건대, 중락(仲洛)은 지닌 마음이 온순하고 화평하여 세상 사람들의 갖가지 병통을 지니고 있지 않으니 몸가짐을 삼가고 조심하는 선비가 되기에 충분하다. 지금 세상을 살면서 몸가짐을 삼가고 조심하는 선비를 어찌 쉽사리 얻겠는가. 그러나 천하의 큰 뜻을 세우고 천하의 큰 도를 익히면서 요컨대 천하 만고(天下萬古)의 첫 번째 인물이 되고자 하는 사람과 비교한다면 그 대소 득실이 어떠한가?
비유하자면 깎아지른 듯한 산의 야트막한 산기슭 위에서 한쪽 귀퉁이의 경치를 보고 스스로 만족스럽게 여기는 것이 어떻게 태산(泰山) 위에 올라가 사해 구주(四海九州)의 천 가지 모습과 만 가지 형상이 모두 나에게 드러나도록 하는 것과 같겠는가. 두레박 줄이 짧으면 깊은 물을 길을 수 없고 고삐 끈이 썩으면 말에게 채찍을 가할 수가 없다. 원하건대 중락은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스스로 면려(勉勵)하고 두려운 마음으로 스스로 뉘우치며 높은 곳을 바라보고 발걸음을 크게 하여 궁극에는 위대한 공적을 수립하라.
書贈趙仲洛
竊覸仲洛所存。溫諒和易。無世間人種種病痛。其爲一箇謹勅之士足矣。居今之世。謹勅之士。豈易得。然視諸立天下之大志。講天下之大道。要不失爲天下萬古第一等人者。其大小得失爲何如也。譬如在斷山殘麓之上。見一坊景致。自以爲足者。何如登泰山之上。使四海九州千態萬形。都來獻像於我也。綆短者不可以汲深。索朽者不可以策牡。願仲洛惕然自勵。瞿然自悔。高着眼目。大着脚跟。以爲究竟大樹立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