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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2
  • 잡저(雜著)
  • 박덕장의 자에 대한 설(朴德璋字說)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2 / 잡저(雜著)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12.0001.TXT.0025
박덕장의 자에 대한 설
돌은 지극히 거칠고 옥은 지극히 아름답다. 이 둘을 비교하면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옥을 귀하게 여기고 돌을 천하게 여기지 않는 자가 없고, 집어 주면 어린아이라고 할지라도 돌을 버리고 옥을 품지 않는 아이가 없다. 아, 옥과 돌은 외물(外物)이지만 귀천(貴賤)과 취사(取舍)의 분별을 살펴보자면 이처럼 뚜렷하다. 몸에 지닌 아름다움과 거침이 어찌 옥과 돌에 견줄 뿐이겠는가.
그러나 여전히 거취(去取)를 몰라 광명보장(光明寶藏)주 117)을 산기슭이나 물가에 빠트려 사라지게 하고 거두어 간직하는 것은 모두 기와장이나 조약돌 같은 쓸모없는 물건이다. 어찌하여 자기 몸을 사랑하는 것이 외물을 사랑하는 것만도 못한가. 어찌하여 저것에는 밝으면서 이것에는 어두운가.
우리 벗은 다른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이유로 취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이 싫어한다는 이유로 버리지 말기 바란다. 구하기를 미치지 못하는 듯이 하고 지키기를 잃을 듯이 하며 숫돌로 갈고 돌가루로 광을 내어 둥글게 다듬어 규(圭)를 만들고 잘라서 장(璋)을 만들며 인의(仁義)와 충신(忠信)의 덕을 함양하고 예악(禮樂)과 문장(文章)의 능력을 갖춘다면, 쌓아놓고 드러내지 않으며 감춰두고 팔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천하의 보물, 석상(席上)의 진보(珍寶)주 118)가 되기에 문제가 없을 것이다. 또 어찌 좋은 옥을 파는 변화(卞和)주 119) 같은 훌륭한 장사꾼이 그대를 위해 종묘(宗廟)에서 회동(會同)할 때나 하늘에 제사하고 상제에게 흠양할 때 특달(特達 특별히 통지함)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겠는가.
주석 117)광명보장(光明寶藏)
광명은 불지혜(佛智惠)를, 보장은 귀하게 간직한 보물을 뜻한다. 주자는 이를 차용하여 "학자는 공부할 때 반드시 분발하여 물건을 잃은 사람이 도로 찾기 전에는 안타까워하며 그만두지 않는 것처럼 해야 한다. 자신이 소유한 하나의 커다란 광명보장(光明寶藏)을 남에게 도둑맞았다면 마음에서 그냥 버려두고 말겠는가. 반드시 훔친 사람을 추적하여 찾아내고야 만다.[學道做工夫, 須是奮厲警發, 悵然如有所失, 不尋得則不休. 如自家有一大光明寳藏被人偷將去, 此心還肯放捨否? 定是去追捕尋捉得了方休.]"라고 하였다. 이후에 본성을 뜻하게 되었다. 《朱子語類 卷121 訓門人7》
주석 118)석상(席上)의 진보(珍寶)
《예기(禮記)》 유행(儒行)에 "유자는 자리 위에 진귀한 보배를 놓고서 초빙되기를 기다린다.[儒有席上之珍以待聘.]"고 한 데서 나온 말이다.
주석 119)변화(卞和)
춘추 시대 초(楚) 나라 사람으로, 산중에서 옥박(玉璞)을 얻어 왕에게 바쳤다가 좌우의 발목을 모두 잘리고 원통해서 울었다는 '변화읍벽(卞和泣璧)'의 고사가 전한다. 《韓非子 和氏》
朴德璋字說
石至鹿。玉至美。比而較之。雖愚人莫不貴玉而賤石。持而與之。雖孩兒莫不投石而懷玉。嗚呼。玉石外物也。而審其貴賤取舍之分。若是昭昭。至若美鹿之存乎身者。則奚但玉石之比而已。然而猶且不識去取。使光明寶藏。淪沒於山之崖水之濱。而所以收拾而弆藏者。擧皆瓦礫無用之物也。豈愛身不如外物乎。何其明於彼而暗於此耶。願我友勿以衆好而取之。勿以衆惡而棄之。求之如不及。守之如將失。治之以礛。洗之以磢。圓而爲圭。折而爲璋。涵仁義忠信之德。具禮樂文章之用。則雖蘊而不露。藏而不衒。不害爲天下之寶。席上之珍。又安知無良玉善賈如下和者。爲之特達於宗廟會同祀天饗帝之間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