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화콘텐츠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2
- 잡저(雜著)
- 오양로에게 써 보이다(書示吳陽路)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2 / 잡저(雜著)
오양로에게 써 보이다
옛사람 중에는 몸소 부지런히 농사를 짓거나 쌀을 구해오고 품을 팔아 양친을 봉양한 자가 있다.주 104) 지금은 이미 옛사람만큼 부지런히 봉양하고 수고를 다하는 일은 없는 데다가 오로지 독서(讀書)라는 한 가지 일이 부모가 바라는 바이다. 부모의 마음에 순종하고 부모의 뜻을 기쁘게 하는 데 힘쓸 방도를 생각하지 않아서야 되겠는가. 한순간을 방탕하게 보내면 한순간의 직분을 저버리고 하루를 방탕하게 보내면 하루치의 직분을 저버린다. 이날을 아껴야 하니 유념하라!
- 주석 104)옛사람……있다
- 《공자가어(孔子家語)》 〈치사(致思)〉에, "옛날에 제가 양친을 섬기고 있을 때에는 항상 명아주와 콩만 먹으면서 부모를 위해 100리 밖에서 쌀을 져 오곤 하였습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난 뒤에 남쪽으로 초나라에 가서 벼슬하여 뒤따르는 수레만도 100승이고 쌓아 놓은 곡식도 1만 종이나 되며, 자리를 여러 겹 포개어 앉고 솥을 여러 개 늘어놓고 먹습니다만, 나물국을 먹으며 부모를 위해 쌀을 져 오고 싶어도 다시 할 수가 없습니다.[昔者由也, 事二親之時, 常食藜藿之實, 爲親負米百里之外. 親歿之後, 南遊於楚, 從車百乘, 積粟萬鍾, 累茵而坐, 列鼎而食, 願欲食藜藿, 爲親負米, 不可復得也.]"라는 내용이 있다.
書示吳陽路
古人有躬耕力穡。負米行傭以養其親者。今旣無服勤致勞如古人。而惟是讀書一事。是親庭之所欲也。順親之心。悅親之意。可不思所以勉之哉。一時浪遊。則曠一時之職分。一日浪遊。則曠一日之職分。此日可惜。念之念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