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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2
  • 잡저(雜著)
  • 민군 자식에게 지어 주다(題贈閔君子直)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2 / 잡저(雜著)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12.0001.TXT.0009
민군 자식에게 지어 주다
학문을 하는 것은 단지 입지(立志)의 강직(剛直)과 과단(果斷)에 달려있다. 사람이 강직하고 과단하지 못하는 까닭은 오로지 힘이 들고 번거로운 것을 싫어하고 구차함과 편안함을 추구하고 자신의 편리함을 도모하는 것이 병통이기 때문이다. 하물며 겹겹으로 호기수(好氣數 좋은 운세)를 만나 당장 고생스럽거나 마음이 어지러워질 염려가 없고 편안히 환락을 추구하는 것에만 익숙하다면, 심성(心性)을 단련하고 분발하려 힘쓰는 것에 대해서 미치지 못하는 바가 있지 않겠는가.
《주역(周易)》에 이르기를, "거듭된 어려움 속에서 마음이 형통(亨通)하다."주 77)라고 하였다. 정자(程子)는 이것을 풀이하면서, "모든 사람은 험하고 어려운 일을 겪은 다음에야 마음이 형통하게 된다."라고 하였다. 하늘은 어두운 것을 밝은 것으로 변화시키고 부드러운 것을 강한 것으로 변화시키며 어지러운 세상을 잘 다스려지는 세상으로 변화시킨다. 만약 십분 공부하여 남들이 참지 못하는 것을 참아낼 능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어떻게 이것을 이루겠는가. 천하의 형통은 일찍이 어려움에서 오지 않은 것이 없다. 자직(子直)은 이 호기수(好氣數)를 뒤쫓아 외부의 일에 따라 함께 움직이지 말고 이 평생의 대업(大業)을 궁구하기 바란다.
주석 77)거듭된……형통(亨通)하다
《주역》 감괘(坎卦)에 "습감은 신실함이 있어 마음으로 형통한다."라고 하였다. 《주역》 감괘 전(傳)에 "감(坎)은 곧 험난의 뜻인데, 형통할 수 있다는 것은 바로 험난한 데 처할수록 중심을 굳세게 갖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題贈閔君子直
爲學只在立志剛果。人之所以不能剛果者。惟厭苦畏煩苟安自便。爲其病也。況在層侍下好氣數。目下無艱苦拂亂之慮。而安養歡樂。爲其平日稔熟。其於動心忍性激厲奮發處。不有所未逮乎。易曰。習坎心亨。程子解之曰。凡人經歷險阻艱難。然後其心亨通。天變昏爲明。變柔爲强。變亂爲治。若不用十分工夫。耐人所不能耐。則何以致之。天下之亨。未嘗不自艱難中出來。願子直趁此好氣數。勿與外面事俱往。以究此平生大業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