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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0
  • 서(9)(書(9))
  • 종질 상덕에게 답함(答從姪尙德)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0 / 서(9)(書(9))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10.0001.TXT.0072
종질 상덕에게 답함
지난번에 공교롭게도 길이 어긋났으니 뒤미처 생각하면 아쉽다. 며칠 전에 너의 편지를 받아보니 조금은 우울한 마음에 위안이 된다. 다만 이른바 '한 개 의리에 반드시 관심을 가질 것이 없다.'라고 한 것은 말뜻이 우아하지 않으니 대단히 너에게 기대했던 바가 아니다. 너는 하늘을 원망하느냐, 사람을 원망하느냐? 이것을 원망하느냐, 저것을 원망하느냐? 군자는 천명을 알고 현인은 분수를 편안하게 여기나니, 비록 곤궁과 재액, 위험과 고난이 만 가지로 밀려오더라도 그 마음은 변함이 없어서 조금도 변동하지 않으니, 이른바 '탐천을 마셔도 상쾌함을 느끼며, 바퀴자국의 메마른 물에 처해도 오히려 즐거워한다.'주 191)는 것에 해당한다. 너는 나이가 젊고 힘이 강하여 앞길이 만 리나 되는데, 이렇게 하찮은 변고를 만나서 이렇게 원망하고 한탄하며 이치에 가깝지 않고 인정(人情)에 가깝지 않은 말을 급격히 쏟아내니, 이 어찌 너에게 바라는 바이랴. 우리 집안의 후생은 희망을 가질 만한 자가 없으니, 내가 기대하는 것이 네가 아니면 누구란 말이냐. 반드시 널리 포용함으로 마음을 삼고 돈독하고 두터움으로 정(情)을 삼으며 뜻대로 되지 않거든 자신에게 돌이켜 구함으로써 집안을 보존하고 지키는 계책을 삼는 것이 또한 옳지 않겠느냐. 이와 같은 생각을 마땅히 빨리 돌이켜야 한다.
주석 191)탐천을……즐거워한다
왕발(王勃) 〈등왕각서(滕王閣序)〉에 보인다.
答從姪尙德
曩者巧違。追思悵然。日前得見汝書。稍慰紆鬱。但所謂一箇義理。不必關心等語。語意不雅。甚非所望於汝者也。此是怨天耶怨人耶。怨此耶怨後耶。君子知命。賢人安分。雖窮危險苦。極其萬端。而其心自如。不少變焉。所謂酌貪泉而覺爽。處涸轍而猶歡者也。汝則年富力强。前程萬里。而遭此小小變動。遽出此怨懟憾恨。不近理不近情之語。此豈所望於汝者耶。吾家後生。無有可望者。而區區寄意。非汝伊誰。必以含洪爲心。篤厚爲情。有所不得。反求諸已。以爲家戶保守之策。不亦可乎。此等意思。亟宜反之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