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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0
  • 서(9)(書(9))
  • 종제 경방에게 답함(答從弟敬方)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0 / 서(9)(書(9))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10.0001.TXT.0061
종제 경방에게 답함
지난번 헤어져 돌아온 뒤에 편지를 두 번이나 받았으니 연달아 읽어보며 위안이 되었네. 더욱이 부모를 모시면서 건강이 줄곧 좋다고 함에랴. 종형(나)는 거처를 떠나 외롭고 쓸쓸하게 지내며 사방에 친척이 없는데, 질병으로 인한 근심과 고통이 이따금 서로 기인하여 일어나니, 다만 매우 슬프고 처량하네. 옛날 우리 아우와 함께 거처할 때는 아침저녁으로 충고해주어 그 효과가 적지 않았는데, 지금은 귀는 있지만 나의 허물을 듣지 못하네. 더구나 마음과 힘이 노쇠하여 쉽게 무너져 풀어져버리고 진작하여 분발하기는 어려움에랴. 오호라! 우리 종제는 조금도 기운이 떨어지지 않았으며 또한 이처럼 기상이 장대하네. 비록 그러나 인생 사업의 최종 결정은 전적으로 만년의 행적에 달렸으니, 다만 더욱 주의하고 노력하여 '그 허물을 적게 한다.[欲寡其過]'주 166)는 네 글자로 평소 목표를 삼는 것이 어떻겠는가. 차분히 살펴보니, 우리 아우는 근래 어진 벗들을 종유하면서 오래 배운 학업을 익혀서 집안의 기대에 매우 부응하여 내 앞 항렬이 성취하지 못한 기대에 위안을 주는 것이 크네. 다만 가문 안의 화목하는 도리에는 응당 다시 강구해야 할 것이 있는 것 같은데, 이는 수하 사람들이 조심하지 않는 행동으로 말미암았지만 그 책임은 그대와 나에게 돌아오지 않겠는가. 《시경》에서 "형과 아우들이 서로 화목하게 지내어 서로 어긋남이 없네."주 167)라고 하였는데, 무릇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을 만나더라도 급격히 격노하지 말고 모름지기 온화하고 부드러운 말로 차근차근 알아듣게 깨우쳐서 뉘우치게 만드는 것이 어떻겠는가.
주석 166)그 허물을 적게 한다
춘추 시대 위(衛)나라 대부(大夫) 거백옥이 공자에게 사자(使者)을 보냈을 때에 공자가 "선생께서는 어떻게 지내십니까?"라고 물으니, 사자가 "선생께서는 허물을 적게 하려고 하지만, 아직 잘하지는 못합니다.[夫子欲寡其過而未能也.]"라고 대답한 고사가 전한다.
주석 167)형과……없네
《시경》 〈사간(斯干)〉에 보인다.
答從弟敬方
頃也分歸後。承手書者再。續續披慰。矧審侍履凡百。一直沖茂乎。從兄離寓孤索。四無親戚。而疾病憂苦。種種相仍每自顧影。只切悲悵。昔與吾弟同處時。晨夕警責。其力不少。今則有耳。而不聞吾過。況衰老心力。易頹弛而難振厲者耶。嗚乎。吾從行零星無幾。而又且落落若是。雖然。人生事業。究竟結案。專在晩節。惟加意增勉。以欲寡其過四字。爲日用家計如何。竊覵吾弟近年追逐賢友。溫理舊業。甚副家戶之計。而慰我先行未就之志願者。大矣。但於門內雍睦之道。似當更有講究處。此是手下人不愼之擧。而其責則不歸於君與我乎。詩曰兄及弟矣。式相好矣。無相猶矣。凡遇不如意底事。勿遽生激怒。而須以溫言順說。諄諄開喻。期於回悟如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