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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0
  • 서(9)(書(9))
  • 칠송순강회에 답하다(答七松旬講會)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0 / 서(9)(書(9))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10.0001.TXT.0058
칠송순강회에 답하다
산속에서 우두커니 칩거하면서 병든 몸으로 시를 읊조리며 쓸쓸하게 있는데, 뜻밖에 여러 어진 그대들의 이름이 열거된 편지 한 통을 받았네. 선물을 보내주고 아울러 순강했던 책자 한권까지 보내니, 봉투를 열어 읽어본 뒤에 돌려보내면서 나도 모르게 병들어 우울했던 정회가 눈 녹듯 사라지며, 완연히 여러 그대들과 영귀정의 풍경 속에서 마주하며 강론하고 토론하는 것 같았네. 오호라! 오늘 이러한 일은 그 누가 씨 과일주 165)이 될 한 줄기 소식이 되지 않을 것이라 하겠는가. 우러러 고마운 마음 그지없네. 다만 천박하고 비루하며 어둡고 용렬한 나는 노쇠함이 심하니, 어찌 내 울타리 안을 넘겨볼 만한 것이 있어서 그대들의 입에 오르내리겠는가. 그러나 정성스러운 뜻을 저버리기 어려우니, 힘이 닿는 데로 살펴보아서 돌려보낼 생각이네。혜량함이 어떻겠는가.
주석 165)씨과일
《주역》 〈박괘(剝卦) 상구(上九)〉에 "큰 과일은 먹지 않는다.[碩果不食]"라고 한 것을 인용하였다. 〈박괘(剝卦)〉는 모든 양효(陽爻)가 거의 다 없어지고 오직 상구(上九) 한 효만이 겨우 남아 있는데, 이것이 양이 다시 회복할 기틀이라는 말이다.
答七松旬講會
塊蟄山樊。吟病涔寂。謂外僉賢聯銜一紙。俯惠存儀。兼有旬講一冊。披閱以還。不覺病情鬱懷。豁然消釋而宛然與僉賢聚對。講討於詠亭風月之中也。嗚乎。此日此擧。誰謂非碩果一縷消息耶。感仰無已。但淺陋昧劣。老而甚焉。安能窺其樊籬而與之上下哉。然勤意難孤。第當隨力看閱。有以爲奉復計耳。諒之如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