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화콘텐츠
  • 특화콘텐츠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0
  • 서(9)(書(9))
  • 김성천【병용】에게 답함(答全性天【炳鎔】)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0 / 서(9)(書(9))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10.0001.TXT.0045
김성천【병용】에게 답함
이전 겨울에 편지 한 통을 녹동으로 보냈는데 잘 전달되었는지주 140)의 여부는 알 수가 없네. 해를 넘긴 뒤에 비로소 그 편지를 받아보았는가. 뜻밖에 또 이렇게 편지를 받게 되었는데, 인하여 부모를 모시면서 건강이 대단히 평안하다고 하니 새해의 좋은 소식이 이것 말고 또 무엇이 있겠는가. 너무나도 마음에 위안이 된다네. 나의 노쇠함은 날로 심해지는데, 더구나 한 살이 더 먹었음에랴. 관에 들어갈 날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으리라 여겨지는데, 세상에 이름을 날리지 못하고 죽는 것이 한스럽네. 바야흐로 지금 세상은 도도히 흐르는 물살과 같아서 딱히 돌아갈 곳이 없고 다만 평호 사이에 글 읽는 소리가 넘치니, 매번 바람을 향하여 마음을 내달리면서 함께 마주하며 지내고 싶지마는 그렇게 할 수가 없네. 원컨대 우리 벗은 안목을 높이고 맹렬하게 노력하여 만 리의 앞길에 마침내 큰 공을 세우길 바라네. 현재 세상의 상황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네. 가난하고 곤궁한 선비가 통문을 돌리고 소장을 올린다고 과연 이미 기울어진 형세를 되돌릴 수 있는가. 깊이 슬퍼하며 탄식만 이네.
주석 140)잘 전달되었는지
진(晉) 나라 은선(殷羨)은 자가 홍교(洪喬)이다. 그가 예장군(豫章郡)의 태수(太守)로 있다가 임기를 마치고 떠날 즈음에 사람들이 100여 통의 편지를 주면서 경성에 전달해 줄 것을 청하였는데, 석두(石頭)까지 와서 모조리 물속에 던져 놓고는 "가라앉을 놈은 가라앉고 떠오를 놈은 떠올라라. 내가 우편 배달부 노릇을 할 수는 없다.〔沈者自沈 浮者自浮 殷洪喬不能作致書郵〕"라고 하였다.
答全性天【炳鎔】
前冬一書付去鹿洞。而其喬沈與未。未可知也。乃於隔歲而後。始得關聽耶。謂外又此承書。仍審侍省節宣。茂膺多祉。新年好消息。此外何有。慰浹萬萬。義林衰狀日甚。況又添年乎。想就木之日。從此不遠。而惟以無聞而歸爲可恨耳。方今大字滔滔。無可適歸。而惟平湖之間。誦聲洋溢。每向風馳神。思欲與之周旋而不能已也。願吾友高着眼目。猛着脚跟。使前程萬里。終有所大樹立也。時象無可言。寒士窮儒通文疏章。果足以挽回已倒之勢耶痛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