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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0
  • 서(9)(書(9))
  • 박윤원【노정】에게 답함(答朴允元【魯貞】)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0 / 서(9)(書(9))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10.0001.TXT.0042
박윤원【노정】에게 답함
한 통의 편지가 뜻밖에 이르니, 어찌 다만 귀한 공청이나 수벽주 134)에 그치겠는가. 편지를 받고서 부모를 모시면서 철마다 건강이 좋다고 하니 더욱 걱정하던 마음에 위로가 되네. 다만 잘 모르겠네만, 근래 그대의 학과(學課)는 어떻게 절도 있게 잘 해나가 날로 달로 발전하는 효과가 있는가. 나는 이전 편지를 보낼 때와 완전히 같다네. 대저 공부는 다만 치지(致知)와 거경(居敬)에 달려 있는데 치지하지 않으면 거경할 수 없고 거경하지 않으면 치지할 수 없으니, 수레의 두 바퀴나 새의 양 날개처럼 서로 의지하고 서로 바탕이 되어야 성취할 수 있네. 윤원은 또한 이를 응당 이해하고 있으리라 생각되니, 반드시 평소하는 일에서 한가하게 출입하거나 한가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등은 완전히 통렬하게 끊어버리고 문을 닫고 휘장을 내린 뒤에 침잠하여 연구하고, 어진 사우 및 나보나 나은 자를 종유하여 잘잘못을 분별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질문 : 구범이 말하기를 "어버이를 사랑하는 것을 보배로 삼아야 한다."주 135)라고 했는데, 그 주에서 "인(仁)은 사랑함이다."라고 하였으니, 사랑한다[愛]고 말하지 않고 인하다고 한 것은 어째서입니까.
답변 : 인(仁)자는 뜻이 상대적으로 깊고 애(愛)자는 뜻이 상대적으로 얕기 때문이네.
질문 : "예는 사치하기보다는 차라리 검소하며, 상(喪)은 형식적으로 잘 다스려지기 보다는 차라리 슬퍼하여야 한다."주 136)라고 하였는데, 예를 말하면 상은 그 안에 들어있는 것이거늘 특별히 그 상을 말한 것은 어째서입니까.
답변 : 예는 길례로서 말하였으며, 상은 흉례로서 말하였기 때문이네.
주석 134)공청이나 수벽
한약 재료의 하나.
주석 135)구범이……한다
《대학장구》 전 10장에 보인다. "구범이 말하기를 '도망 온 사람은 보배로 여길 것이 없고 어버이를 사랑하는 것을 보배로 여긴다.' 하였다.[舅犯曰:亡人無以爲寶, 仁親以爲寶.]"
주석 136)예는……한다
《논어》 〈팔일(八佾)〉에 보이는 말이다.
答朴允元【魯貞】
一書出於望外。奚啻空靑水碧之爲貴也。承審侍旁節宣。體事衛重。尤叶懸情。但未知近來盛課。作何如節度。而有日邁月征之效否。義林一如向奉時而已。大抵功夫。只在致知居敬。非致知無以居敬。非居敬無以致知。如車之兩輪。鳥之兩翼。相須交資。乃可有爲。想允元亦應諒之。必於日用事物上。如閑出入閑說話。一切痛斷。杜門下帷。沈潛硏究。從賢士友及勝已者。以辨其得失。如何。舅犯曰。仁親以爲寶。註曰仁愛也。不曰愛而言仁。何也。仁字義較深。愛字義較淺。禮與其奢也。寧儉。喪與其易也。寧戚。言禮則喪亦在其中。特言其喪何也。禮以吉禮言之。喪以凶禮言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