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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0
  • 서(9)(書(9))
  • 박원장【선동】에게 답함(答朴元長【善東】)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0 / 서(9)(書(9))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10.0001.TXT.0037
박원장【선동】에게 답함
지나가는 길에 왕림하여 멀리서 지내는 나를 위문해주니 그 후의에 대한 고마움을 어찌 말로 다할 수 있으랴. 이어서 한동안 시간이 흘렀는데 거듭 편지까지 보내주었구려. 인하여 조부모와 부모를 모시면서 건강이 이전과 변함없이 좋다고 하니, 대단히 위안이 되고 또한 기쁘네. 어른을 모시고 남은 힘을 집중하여 또한 착실하게 공부해 나가면서 점점 새롭게 깨달은 뜻이 끝없이 솟아나는 것을 보는가. 사람은 뜻이 없음을 걱정해야 하는데, 이미 뜻이 세웠다면 모름지기 의심하거나 시간을 미루면서 때를 놓치지 말아야 하네. 나는 흰머리가 어지럽게 날리는데,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겠는가. 다만 평소에 나를 종유하는 나이가 어린 자들에게 바라노니 나를 보고서 경계로 삼아야 하네. 방심을 거두는 것은 다만 문을 닫아걸고 정좌(靜坐)하는 것이 다가 아니네. 하루 열두 시간을 일이나 곳에 따라 항상 전쟁터의 군진에 있는 것 같이 하여 감히 아주 조금이라도 태만하지 않음이 바로 이것이네. 시험 삼아 이것으로 공부를 함이 어떻겠는가. 눈을 아찔하게 하는 약주 127)은 비록 나는 가지고 있지 않지만, 그대가 정성스럽게 물어보니 답을 하지 않을 수 없기에 감히 이렇게 말하였네. 어떻게 생각하는가.
주석 127)눈을……약
《서경》〈열명 상(說命上)〉에 "만약 약이 독하여 정신을 어지럽게 할 정도가 아니면 그 병이 낫지 않는다.〔若藥弗瞑眩 厥疾弗瘳〕" 하였다.
答朴元長【善東】
歷路委枉。垂問遠役之狀。感感厚意。如何可喩。繼而有日。荐此存訊。仍審重省體節。一視曩昔。慰悅冞至。餘力一着。亦且着實做將去。漸見新趣津津否。人患無志。旣有志矣。不須遲疑等待以失其時也。義林白首紛如。悔莫及焉。惟望平日遊從年後於我者。視爲鑑戒也。收放心。不但杜門靜坐爲也。一日十二時。隨事隨處。常如在戰陣中。無敢有一毫怠慢是也。試以此下功如何。瞑眩之藥。雖此無有。而其於勤問之地。不容無言。故敢及之。以爲如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