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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0
  • 서(9)(書(9))
  • 문태언【순준】에게 답함(答文泰彦【淳俊】)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0 / 서(9)(書(9))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10.0001.TXT.0035
문태언【순준】에게 답함
뜻밖에 문든 편지를 받으니, 또한 얼굴을 마주한 것과 버금가네. 인하여 조부모와 부모를 모시고 학문하면서 건강이 좋다고 하니, 실로 듣고 싶었던 바이네. 나는 줄곧 앓은 병이 더욱 심해져서 다만 스스로 그 속에서 헤매고 있을 따름이네. 오호라! 세월은 한계가 있고 의리는 끝이 없으니, 이것은 우리들의 죽을 때까지의 근심이네. 나 같은 자는 때를 잃고 배움을 잃어 천지 사이의 한 마리 좀벌레를 면치 못하였으니, 나를 복철(覆轍)의 경계로 삼게나. 일찍이 듣건대, 정자는 "함양은 모름지기 경을 써야 하고 진학은 앎은 지극히 함에 있다."주 124)라 하였네. 이 두 구의 말은 실로 만대 심학의 요결이 되니 가장 먼저 강론하여 이해하여야 하네. 나는 매번 이 뜻으로 일찍이 나를 종유하는 사람들에게 부지런히 고하지 않은 적이 없네. 대저 학문은 곳마다 하지 않음이 없고 사물마다 궁구하지 않음이 없는데, 어찌 반드시 붓을 잡고 혀를 놀린 연후에야 학문이라 이르겠는가. 주자가 "천하의 사물은 이치를 지니지 않음이 없으니, 사물에 나아가 그 이치를 궁구해야 한다."주 125)라 말한 것이 바로 이 뜻이네. 바라건대 부지런히 노력하여 원대함에 이르러야 하니, 이것이 바라는 바이네.
주석 124)함양은……있다
정이천의 말로, 《이정전서(二程全書)》와 《근사록(近思錄)》에 실려 있다.
주석 125)천하의……한다
《대학》의 전(傳) 제5장에 격물치지(格物致知)의 해석이 망실한 것을 주자가 《대학장구(大學章句)》를 저술하면서 정자(程子)의 뜻을 취하여 보충해 넣은 보망장(補亡章)에 보이는 말이다.
答文泰彦【淳俊】
謂外忽承心畫。亦對面之亞也。因諳衆省學履珍勝。實副願聞。義一病轉甚。只自汨沒而已。嗚乎。歲月有限。義理無窮。此吾儕終身之憂也。如此漢者。失時失學。恐不免天地間一蠹。以我爲前車之鑑也。嘗聞程子之言。涵養須用敬。進學在致知。此二句語。實萬世心學之要訣。不可不最初講求者也。吾每以此意。未嘗不勤告於游從之間矣。大學無處不爲。無物不在。何必有把筆弄舌然後謂之耶。朱子謂天下之物。莫不有理。卽物而窮其理。正此意也。幸千萬勉力以究遠大。是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