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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0
  • 서(9)(書(9))
  • 정원경에게 주다(與鄭元卿)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0 / 서(9)(書(9))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10.0001.TXT.0028
정원경에게 주다
그대는 인편이 있으면 일찍이 편지를 보내지 않음이 없으며, 편지를 보낼 때면 일찍이 정성을 담지 않음이 없네. 길고 자세하게 그 마음을 쏟아내면서 정성을 극진히 하는지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감동하게 만드니 이 어찌 다른 까닭이겠는가. 다만 이는 어진 그대가 아버지의 친구라고 하여 이처럼 정성을 다하기 때문이네. 효애의 마음이 만일 지극하지 않다면 어찌 아버지의 친구를 잊지 않고서 이와 같이 하겠는가. 다만 이 한 가지 일은 무한히 좋은 바탕이 되며 무한히 좋은 발전을 이룰 것이니, 그대와 떨어져 은거하며 지내는 내가 비록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매번 이 일을 생각하면 내가 기대하는 마음은 실로 적지 않네. 오호라! 사군자가 한번 말을 내고 한번 발을 들 때 어떤 것이 효도가 아니겠는가.주 117) 모름지기 혼정신성(昏定晨省)의 여가에 더욱 이치를 연구하는 힘을 더하여 앞날의 대계로 삼는 것이 어떠하겠는가.
주석 117)한번……아니겠는가
《예기(禮記)》 〈제의(祭義)〉에 "한 걸음 발을 떼는 때도 감히 부모를 잊지 않고, 한마디 말을 하는 데도 감히 부모를 잊지 않는다.〔壹擧足而不敢忘父母 壹出言而不敢忘父母〕"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與鄭元卿
有便未嘗不致書。有書未嘗不致意。縷縷輸瀉。極其懇惻。使見之者。不覺動情。此豈他故哉。只是賢認以父之執而致意若是也。孝愛之心。如有未至。則豈不忘父之執乃爾乎。只此一事。便是無限好田地。無限好步趨。屛居落落。雖不能種種相聚。而每念此一事。區區期望之意。實不淺尠。嗚呼。士君子一出言一擧足。安往而非孝。須於晨昏之餘。更加溫理之力。以爲前程大計。如何如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