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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0
  • 서(9)(書(9))
  • 김대경【종기】에게 답함(答金大敬【鍾基】)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0 / 서(9)(書(9))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10.0001.TXT.0024
김대경【종기】에게 답함
우리 대경을 보지 못한 지가 오래 되었으니, 오매불망 그리워하는 마음 날이 갈수록 깊어지네. 뜻밖에 편지 한 통을 받았는데 못내 잊지 못하는 깊은 마음을 담았으니, 대경도 또한 내가 대경에게 그러한 것처럼 나를 그리워함을 알게 되매 위로가 되어 마음이 매우 놓이네. 잘 모르겠네만, 편지를 보내 뒤에 달이 두 번 바뀌었는데 부모를 모시고 경전을 공부하면서 건강은 날로 좋아지며 전념으로 책을 읽으면서 과연 매우 어질게 발전하는가? 가끔씩 마음을 내달리는데 듣고픈 마음 놓을 수가 없네. 대저 대경은 부모의 명을 받아 나의 집에 와서 공부한 지가 몇 해가 되었네. 이러한 뜻은 얼마나 정중한가마는 못난 나는 그 만분의 일에도 부응하지 못하니, 평소에 뒤미쳐서 생각하면 실로 마음이 편치 않네. 잘 모르겠네만 대경의 생각으로도 또한 몇 해 나를 종유하면서 과연 다소 효과를 보아서 부모가 명하여 나에게 보낸 의도를 저버리지 않았다고 여기는가. 이미 지나간 일은 말할 필요가 없거니와 비록 지금이라도 반듯한 규칙을 정하여 걸음마다 그것을 따라 조금도 멈추지 않는다면 이전에 빠트렸던 것을 벌충할 수 있을 것이니 부모의 기쁨이 어떠하겠는가. 보내준 편지에서 입지(立志)는 학자에게 제일 중요한 법이라고 하였는데, 이는 참으로 그렇다네. 한편 대경의 자질은 근후함에 뛰어나고 용감함에 뒤처지니, 이 때문에 진취에 기력이 부족하네. 그렇다면 입지는 비록 중인(衆人)에게 통하는 일반적인 법이지만 더욱 대경에게 현재 병통에 맞는 올바른 약이 될 것이네. 바라건대 모름지기 이에 맹렬하게 주의를 기울여 용감하게 곧바로 나아가기를 배를 침몰시키고 솥을 깨부수듯이주 105) 하게나.
주석 105)배를……깨부수듯이
원래 살아 돌아올 기약을 하지 않고 결사의 각오로 싸우겠다는 결의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항우(項羽)가 진(秦)나라와 싸우러 가면서 하수(河水)를 건넌 뒤 배를 모두 가라앉히고, 솥과 시루를 깨뜨리고, 막사를 불태우고, 사흘 양식을 지니고서 사졸에게 반드시 죽을 것임을 보여 주었던 것[沈船破釜甑, 燒廬舍, 持三日糧, 以示士卒必死]에서 유래한다. 《史記 項羽本紀》 여기서는 죽을 각오로 공부에 매진하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答金大敬【鍾基】
不見吾大敬久矣。戀戀懷思。與日俱深。謂外一書。致意繾綣。可知大敬。亦如我之於大敬也。慰豁良深。未詢書後月已再弦。侍經節宣。日臻佳迪。佔畢一着。果能喫緊向上否。種種馳情。不任願聞。大抵大敬。受親命住敝室者。爲幾年矣此意爲何等鄭重。而區區無狀。未有以副其萬一之意。尋常追念。實爲未安。未知大敬之意。亦以爲數年從遊。果有多少見效。可不負親庭命送之意者耶。旣往勿說。雖在今日。辨得畵一規矩。步步遵循。無容間斷。則亦可以迫補前闕。而爲親庭供歡。爲何如耶。來喩所謂立志是學者第一法。此固然矣。且大敬資稟。優於謹厚。而遜於勇敢。此於進就所以小氣力也。然則。立志雖爲衆人通法。而尤爲大敬今日對證之直劑也。望須於此。猛着眼目。勇往直前。如沈船破釜之爲也。